“긴장 좀 하고 던져봐” SSG 오원석, 사령탑에게 ‘인생투’로 보답했다

입력 2022-04-06 2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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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SSG 오원석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경기 전에 (오)원석이한테 ‘오늘은 긴장 좀 하고 던져보라’고 농담했거든요. 자기 공 던져주면 좋겠네요.”

SSG 랜더스 오원석(21)은 구속이 그리 빠른 투수가 아니었다. 지난 시즌에는 직구 최고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문 경우가 잦았고, 평균으로는 130㎞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원형 SSG 감독의 기대치는 커졌다. 김 감독은 투구 컨디션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에서도 핵심인 구속이 올랐다는 점을 특히 반겼다. 오원석의 시범경기 등판 이후에는 “전보다 평균구속 3~4㎞ 정도 빠른 직구를 던진다”며 놀라워했다.

오원석은 결과로 보여줬다.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8개로 3안타 2볼넷 8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김 감독의 농담에 ‘인생투’로 보답했다.

입단 후 지난 3시즌 동안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5차례, 무실점 QS는 2차례에 불과했다. 이날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남긴 것이다.

김 감독이 주목한 직구 구속은 최고 147㎞를 찍었다. 최저구속도 140㎞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오원석은 직구(36구)만큼 커터(36구)를 자주 구사하며 KT 타자들을 교란시켰다. 빠른 공과 체인지업(22구), 커브(4구)를 교묘하게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4회말에는 장성우~김병희~박경수에게 각각 체인지업, 커브, 직구를 결정구로 구사해 3연속타자삼진을 잡기도 했다.

당초 김 감독은 이날 결과를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는 “원석이에게는 계속해서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직 선발투수로 경험이 적은 오원석이 되도록 많은 경험을 쌓길 바랐기 때문이다. 또 SSG가 개막 이후 연승을 달린 점도 고려했다. 김 감독은 “지금은 투수들이 편안히 던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오원석의 쾌투를 발판 삼아 SSG는 이날도 3-0 완승을 거두고 개막 4연승을 달렸다. 오원석은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또 한 뼘 성장했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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