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11위’ 수원을 뒤덮은 진짜 위기…망설일 시간이 없다

입력 2022-06-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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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이병근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무더위와 장마가 찾아왔지만 K리그1(1부) 수원 삼성은 여전히 을씨년스럽다.

수원은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3으로 대패했다. FC서울과의 슈퍼매치(홈·0-1 패)~전북 현대와의 라이벌 매치(원정·1-2 패)에 이은 3연패다.

이렇게 6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수원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던 하위권 팀들이 착실히 승점을 쌓아올렸다. 그 결과 4승6무8패, 승점 18에서 묶인 수원은 어느새 11위까지 내려앉았다.

올 시즌 K리그1에선 최대 3개 팀이 K리그2(2부)로 강등될 수 있다. 최하위(12위) 팀이 자동 강등되고, 10·11위는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잔류를 노려야 한다. 지금 순위가 이어진다면 생존을 놓고 살벌한 승부를 펼치는 상황을 맞이한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중위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10위 강원FC와는 승점 동률로 다 득점에서 밀렸고, 8위 수원FC(승점 21)와 9위 김천 상무(승점 20)와도 1경기면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가 있다. 지금의 흐름을 뒤집을만한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꼴찌(12위·승점 12) 성남FC가 선두 울산 현대 원정(0-0 무)을 포함한 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린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매 경기 무기력하다. 창은 무디고, 방패는 구멍이 뚫렸다. 18라운드를 마친 시점까지 13골을 넣었고 22실점을 허용했다. K리그는 순위를 정할 때 다 득점을 우선시한다. 성남과 함께 최하위에 해당하는 화력으론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수원에는 골잡이가 없다. 덴마크 득점왕 출신으로 포장됐던 그로닝은 14경기에 출전했음에도 공격 포인트가 제로(0)이고, 팀 내 최다득점자가 보스니아 미드필더 사리치(3골)일 정도로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린다. 공격수(FW)로 분류된 오현규·김건희·전진우는 2골씩 터트렸을 뿐이다.

이병근 수원 감독은 K리그의 국내·외 공격수들을 열심히 물색하고 있으나 모든 작업의 우선순위는 그로닝 정리다. 그러나 그로닝 역시 유럽축구 여름이적시장이 열릴 7월 이후에나 거취를 정할 수 있어 당장 외국인 쿼터를 비워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 사이 다른 팀들이 수원이 접촉한 후보 공격수들을 낚아챌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 번의 선택 미스가 얼마나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준 대목이다.

침체된 팀 분위기도 걱정스럽다. 거듭된 졸전과 순위 하락으로 자신감을 잃은데다 최근 장외에선 ‘서울 팬 폭행 사태’까지 벌어져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수원 코칭스태프는 은퇴 시즌을 보내는 염기훈과 함께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을 찾고 있지만 역시나 어렵다.

‘전통의 명가’ 수원의 미래는 어떻게 열릴까. 생존하려면 망설임이 아닌 과감한 행동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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