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특급 스타에게 큰 시련이 찾아온 듯 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여전히 새 시즌 거취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유벤투스(이탈리아)를 떠나 친정 맨유로 복귀했을 때만 해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런데 1년 새 상황이 변했다. 호날두는 당장 이적을 원한다. 우승 트로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을 바라서다.

지난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위로 마친 맨유는 UCL 출전권을 놓쳤다. 호날두는 분전했으나 팀에 만연한 패배 의식을 떨치지 못했고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가운데 구단에 이적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놀랍게도 호날두를 원하는 팀은 거의 없다. 첼시(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 등 소위 빅 클럽들은 아예 관심이 없다. 자존심을 굽힌 채 에이전트를 통해 먼저 이적의 뜻을 전달했음에도 긍정적 회신을 받지 못했다.

아약스(네덜란드)의 비상을 이끈 에릭 텐 하흐 감독에 지휘봉을 맡긴 맨유는 2022~2023시즌 대비 프리시즌 훈련에 나섰는데, 호날두는 여전히 불참 중이다. 가족을 이유로 댔으나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인훈련을 하는 모습이 공개돼 다시금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라이벌 스타들과 대조적 행보다. PSG 일원인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는 뜨거운 환대 속에서 소속 팀의 일본 투어를 즐기고 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1·스웨덴)는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AC밀란과 1년 재계약했다.

호날두가 이처럼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실력은 더할 나위 없으나 가는 곳마다 파열음이 끊이질 않는다. 홀로 주목받기를 좋아하고 몸값은 비싼데 관리마저 쉽지 않으니 썩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유럽에선 결국 호날두가 백기투항을 하고 맨유에 잔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호날두의 행보는 한국축구에도 큰 관심사다. 11월 개막할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포르투갈과 격돌한다. 흔들리는 상대 에이스는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