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이 날린 승리만 9승…수아레즈의 불운은 대체 어디까지

입력 2022-08-24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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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아레즈.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앨버트 수아레즈(33)는 올 시즌 10개 구단 선발투수들 중 수준급으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24일까지 23경기(22선발)에 등판해 평균자책점(ERA) 2.67(5위),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3회를 기록하며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평균구속 151.5㎞의 직구와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지니고 있어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고작 4승(7패)에 그쳤다. 본인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팀 성적도 9승13패(승률 0.409)로 5할을 밑돈다. 개인 승리는 직접 컨트롤할 수 없지만, 그 불운의 강도가 상당하다.

수아레즈는 불펜의 지원이 가장 부족했던 투수 중 한 명이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불펜이 날린 승리가 무려 9회에 달한다. 올해는 물론 지난 8시즌 동안(2014~2021년) KBO리그에서 불펜의 방화로 수아레즈만큼 많은 승리 기회를 날린 투수는 없었다. 2018년 타일러 윌슨(LG 트윈스)과 제이크 브리검(키움 히어로즈)의 8회가 최다였다. 한마디로 ‘역대급’ 불운이 수아레즈에게 닥쳤다는 뜻이다.

반대로 불펜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한 경기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불펜이 5차례나 패전 위기에서 구해준 로버트 스탁(두산 베어스), 정찬헌(키움)과 비교하면 속이 쓰릴 법도 하다.

타선 지원도 부족했다. 수아레즈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타선의 지원은 2.91점에 불과했다. 리그 평균인 3.36점을 밑도는 것은 물론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들 중 6번째로 적다.

계속된 불운에 스트레스가 쌓일 만하지만, 그래도 수아레즈는 개의치 않는다. 늘 진지하게, 묵묵히 본인의 역할을 해내고자 노력한다. 반대로 팀의 승리에는 누구보다 기뻐하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박진만 감독대행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다. 수아레즈는 과연 언제쯤 불운을 씻고 동료들과 함께 웃을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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