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 스포츠동아DB

롯데 박세웅.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7)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지난달 17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시즌 9승째를 챙긴 뒤 한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2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승을 채웠다. 또 이날 투구로 KBO리그 역대 85번째로 개인통산 1000이닝(1001이닝)도 돌파했다.

이제는 롯데의 확실한 에이스다. 특히 이닝 부문에서 책임감이 두드러진다. 올 시즌 157.1이닝 투구로 2연속시즌 150이닝을 달성했는데, 팔꿈치 뼛조각제거수술을 받고 복귀한 2020년부터로 범위를 넓히면 연평균 156.1이닝을 투구했다. 이 기간 롯데 선발투수들 중 최다이닝이다.

세부기록을 살펴보면 에이스란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올 시즌 성적도 28경기에서 10승11패, 평균자책점(ERA) 3.89, 이닝당 출루허용(WHIP) 1.34로 준수한 편인데, 박세웅의 가치는 투수만 오롯이 평가하는 지표로 볼 때 더욱 드러난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은 2.88로 리그 전체 4위이자 국내투수들 중 안우진(키움 히어로즈·2.24), 고영표(KT 위즈·2.77)와 함께 최상위권이다.

FIP는 미국 야구통계학자 톰 탱고가 고안한 지표로, 투수는 공이 손을 떠난 뒤 일어나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졌다. 투수의 책임이 큰 피홈런, 삼진, 볼넷이 계산식에 들어간다. 박세웅은 FIP보다 ERA가 높은 편에 속하는데, 비슷한 FIP를 기록한 다른 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 도움을 덜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선 매우 효율적 투구를 펼쳐왔다는 의미다.

연구를 거듭한 결과다. 박세웅은 어떤 구종을 어느 코스에 던져야 효과적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피홈런과 4사구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간혹 빗맞은 안타로 점수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 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해왔다”며 “나의 경우에는 로케이션과 상대 타자의 헛스윙 비율을 주로 본다. 갖고 있는 구종들 중에선 포크볼의 헛스윙 비율이 좋게 나와있었는데, 내가 잘 안 쓰고 있었더라. 그런 점들을 고려하며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보여준 책임감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박세웅은 늘 목표로 해온 이닝으로 마음을 대변했다. 그는 “올 시즌 1000이닝을 채운 뒤 끝내고 싶었다. 이제는 1000이닝뿐만 아니라 2000이닝, 2500이닝을 목표로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내년에는 좋은 페이스로 한 시즌을 쭉 이어갈 수 있게끔 준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