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9부 능선’ 울산, ‘포항 원정’ 고비 하나 남았다…‘병동’ 전북, 기적이 필요해

입력 2022-10-11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가 1996, 2005년에 이은 통산 3번째 리그 정상에 바짝 다가섰다.

울산은 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5라운드 홈경기에서 숙명의 라이벌 전북 현대를 2-1로 눌렀다. 21승9무5패, 승점 72의 울산은 승점 64(18승10무7패)에 머문 2위 전북과 격차를 승점 8점까지 벌려 남은 3경기에서 승점 2점 이상만 보태면 자력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울산은 절박했다. 사흘 전(5일) 같은 장소에서 끝난 전북과 ‘2022 하나원큐 FA컵’ 준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1-2로 져 타이틀 하나를 날린 터라 리그 우승만큼은 꼭 잡아야 했다. 17년만의 리그 우승은 울산의 최대 지상과제가 됐다.

흐름은 좋지 않았다. 전반 33분 전북 바로우에게 먼저 실점한 울산은 줄기차게 두드렸으나 쉽게 반전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추가시간 7분이 주어진 가운데 후반 51분 페널티킥(PK) 동점골을 뽑은 마틴 아담이 3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역전 결승골을 터트렸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으로 활짝 웃은 홍명보 울산 감독은 “지도자 인생에 가장 짜릿한 경기”라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울산으로선 또 한 번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1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질 포항 스틸러스와 36라운드 ‘동해안 더비’다. 포항은 전북 못지않은 오랜 맞수다. 고비마다 포항에 치명타를 맞고 무너진 기억이 수차례다. 2013년 승점 2점 앞선 선두로 맞은 리그 최종전 맞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내줘 포항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고, 2019년에도 포항에 1-4로 대패해 거의 손에 들어온 우승 트로피를 전북에 내준 바 있다. 올 시즌 전적에서도 울산은 포항에 1승2패로 뒤진다.

울산이 포항을 꺾는다면 우승이 확정된다. 또 울산이 무승부에 그치더라도 시차를 달리해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이어질 전북-강원FC전에서 홈팀이 비기거나 패하면 우승할 수 있다. 하지만 울산은 오랜 앙숙의 눈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싶다.

반면 전북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의지로 강원전을 준비 중이다. 다만 쉽지 않다. 3경기 연속무패(2승1무)를 기록 중인 강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데다, 울산전을 통한 출혈이 너무 크다. 바로우는 경고누적이 됐고, 울산 설영우의 거친 발차기에 머리를 크게 찍힌 한교원은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울산 김영권과 충돌한 맹성웅은 뇌진탕 증세에 광대뼈까지 골절돼 성형외과 진료가 불가피하다. 전북으로선 최선을 다하되 지친 선수들을 쉬게 해주며 FC서울과 FA컵 결승전(27일 원정·30일 홈)에 대비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