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진선규 “팬티바람 촬영 민망함, 10분 지나니 적응됐죠” [인터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의 주역인 배우 진선규는 “사각팬티 한 장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을 첫 촬영 날 찍었다”며 “처음 10분간은 민망하다가 금방 적응이 된 덕분에 팬티바람으로 별의별 장면을 다 찍었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사진제공｜티빙

촬영 내내 팬티만 걸친 진선규

대본 받자마자 제작진에게 연락
모터입담으로 코믹한 매력 뽐내

“파격!”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의 주역인 진선규(45)와 전종서(28)가 입 모아 외친 한 마디다. 서로의 ‘몸값’을 흥정하며 성매매, 장기매매가 이뤄지던 현장이 대지진으로 갑자기 아수라장이 되고, 건물 안에 갇힌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여기에 두 사람은 6부작 내내 각각 빨간색 사각 팬티와 몸에 꼭 끼는 교복만 입고 등장한다. 주요 장면을 ‘원테이크’(촬영을 끊지 않고 한 번에 찍는 방식) 기법으로 진행했고, 현장에서는 좀처럼 겪기 힘든 일들의 연속이었다. 10일 화상으로 각각 만난 두 사람은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끌렸다”면서 “언제 또 이런 경험 해보겠느냐”고 웃음을 터뜨렸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 주역 진선규

진선규의 멈추지 않는 ‘모터 입담’은 시청자를 ‘빵빵’ 터지게 만드는 핵심이다. 그는 성매매를 하러 갔다가 장기밀매 조직원인 전종서에게 속아 장기를 적출당할 뻔하고, 지진까지 나자 죽음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도 쉬지 않고 맛깔 나는 욕설을 내뱉는다. 코믹한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종서 앞에서 팬티 한 장 걸친 채 격한 웨이브 댄스를 추는 장면은 각종 SNS에서 ‘짤’(짧은 영상)로 퍼질 만큼 인기다.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팬티바람으로 촬영장에 서는 게 민망했어요. 그런데 10분이 지나가니 아무렇지 않던데요. 그러니 그런 춤추는 장면도 탄생했죠. 팬티만 입는 설정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드라마를 유쾌하게 만드는 ‘한 방’이라 생각해서 오히려 반가웠어요. 시청자 반응 중에 ‘제발 진선규 옷 좀 입혀 달라’는 내용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한참을 웃었답니다.”

원작인 단편영화 ‘몸값’(감독 이충현)의 팬이었다는 그는 “‘말맛’ 나는 대사, 원작의 이야기와 지진이라는 설정을 덧붙인 이야기 등에 매료돼 대본을 받자마자 하고 싶다고 제작진에게 연락했다”고 말했다.

“배우인 아내 박보경 씨가 1∼3편을 보더니 정말 재미있다고 깜짝 놀라하더라고요. 오죽하면 ‘나머지 편을 미리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묻던데요. 하하! 장모님께서도 고생스러워 보인다면서도 내용이 정말 참신하다고 칭찬해주셨죠. 사실 폭력적이고 욕설을 하는 장면이 많아서 가족들이 좋아해줄까 싶었는데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와서 기뻤어요.”

아내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만면에 웃음꽃이 피는 ‘사랑꾼’이다. 최근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로 화제를 모은 박보경을 언급한 그는 “아내가 육아로 잠시 접었던 꿈을 다시 펼치는 모습이 감격스럽다”며 먹먹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저의 원동력은 오로지 가족과 동료뿐이에요. 현장에서 함께 에너지를 쏟는 동료들, 머리와 마음을 쉬게 하는 가족의 품이 저를 달리게 하죠. 그동안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를 주로 찍는 바람에 올해 9살과 6살 된 딸과 아들은 제 작품 중에서는 ‘승리호’만 봤어요.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따뜻한 가족 영화를 꼭 해보고 싶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