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추형’ 홍성우 원장 “방송하는 이유? 오로지 재미!” [인터뷰]

입력 2023-01-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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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꽈추형’으로 활동하는 홍성우 원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닥터조물주비뇨의학과의원에서 ‘꽈추형’ 인형과 수술 도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솔직·재치 성(性) 입담으로 인기폭주…유튜버 ‘꽈추형’ 홍성우 비뇨기의학과 원장

“‘초등생들도 ‘꽈추형’ 환호…기분 복잡하데요”

性,부끄러운것 아닌 자연스러운것
거칠어도 전문의 시선으로 전달
의사? 방송인?…둘다 포기 못해
性, 편하게 이야기할 때까지 Go!
“꽈추형!”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조용히 부르게 되는 그 이름. 그래도 낯이 붉어질 수밖에 없다. 그릇된 성(性) 인식으로 생긴 부작용 때문이다. 이런 오해와 시선을 과감히 깨뜨리며 친근하게 다가온 이가 있다. 초등학생부터 20대 여성들도 알고 있는 ‘꽈추형’ 홍성우 비뇨의학과 전문의(49)이다.

사실 그는 유튜브 세계에서 스타가 된 지 이미 오래다.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 ‘보다’, ‘튀르키예즈온더블럭’, ‘시즌비시즌’ 등에서 “내가 본 ‘꽈추’만 1만개 이상이다”며 솔직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성 관련 주제를 풀어낸 덕분이다.

나풀거리는 단발머리에 욕설 한 스푼을 섞어 말하는 게 그의 매력이다. 많은 사람이 유튜브 스타로만 알고 있지만, 닥터조물주비뇨의학과의원 원장이기도 하다.

강렬한 개성만큼이나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며 지난해에는 방송사의 문턱도 가뿐히 넘었다. KBS 1TV ‘아침마당’, SBS ‘집사부일체’,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MBC ‘라디오스타’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들을 순회하며 성 소재를 안방극장으로 바짝 끌어들였다. 홍 원장은 “방송가가 확실히 변했다”면서 “이전에는 제작진이 촬영 중 사용하지 말라는 단어만 수백 개였는데 요즘엔 다른 출연자들이 먼저 ‘꽈추’ 이야기를 꺼낸다. 제작진도 (수위가)더 세도 괜찮다며 나를 독려할 정도”라며 웃었다.


●“초등학생들도 ‘꽈추형’ 외쳐”

홍 원장의 스케줄 표는 온갖 일정이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빼곡하게 적혀 있다. 그는 “평일에는 하루 평균 12건의 수술을 집도하고, 주말에 방송을 몰아 찍는다”고 말했다.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어요. 최근에 한 식당에서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커플이 사진을 요청하며 ‘성 드립’을 치더라고요. 일상에서 성 이야기를 하는 게 더욱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 뿌듯했죠. 그래도 초등학생들이 ‘꽈추형이다!’하며 우르르 몰려오면 ‘어린 아이들이 날 어떻게 알지?’하며 기분이 복잡해지긴 합디다. 하하!”

그의 꿈들이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홍 원장은 “성을 나쁘고, 숨겨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시선을 바꾸고 싶다”며 힘주어 말했다.

“성 관련 소재를 대놓고 말하는 걸 불편하게 여기는 대중의 인식과 행동의 폭을 좁히고 싶은 거죠. 말투가 비록 거칠어도 모든 방송에서 전문의의 시선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요. 그걸 본 사람들이 ‘꽈추형이 이런 말을 했다’면서 지인들과 발기부전이나 조루, 자위 같은 성 이야기를 쉽고 편하게 얘기하면 이를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점차 바뀔 거예요.”


●“방송하는 이유? 오로지 재미”

요즘에는 전문의가 아닌 ‘예능인’으로 나서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최근 MBC ‘복면가왕’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고, 방송인 노홍철·박나래 등과 함께 넷플릭스의 새 예능 콘텐츠 ‘좀비버스’도 촬영했다.

“이렇게 될 줄 전혀 몰랐죠. 대학 시절부터 입담은 좋았는데 카메라 앞에 나서는 걸 죽어도 싫어했어요. 오죽하면 방송 이전에 찍은 사진이라곤 병원 프로필과 결혼사진이 전부였어요. 카메라 4∼5대가 제 앞에 몰려있는 풍경은 아직도 부끄럽답니다.”

방송 활동이 아무리 바빠도 본업을 내려놓을 생각은 없다. ‘꽈추형’의 정체성을 잃지 말자는 결심 때문이다.

“주변에서 언젠가는 방송인과 의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놓일 거라고 말해요. 둘 중 어느 하나를 포기할 마음은 없어요. 의사로서 내 재능을 발휘하고 싶어요. 방송 활동은 오로지 재미있어서 하는 거고요. 시청자들도 진심으로 방송을 즐기는 제 모습을 좋아해주는 것 아닐까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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