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이경은(왼쪽)과 한채진. 사진출처 |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SNS
그러나 신한은행은 올 시즌 현재 11승10패로 용인 삼성생명과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에는 ‘국보 센터’ 박지수가 빠진 청주 KB스타즈(8승13패·5위)의 부진으로 4위를 지킨 측면이 강했다면, 이제는 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치며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를 실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 듀오 이경은(36)과 한채진(39)이 있다. 이들은 나이를 잊은 투혼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에 적잖은 힘을 보태고 있다. 이경은은 올 시즌 21경기에서 평균 23분11초를 소화하며 7.86점·2.8리바운드·3.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전 경기에 출전하며 실전감각을 끌어올린 덕분에 경기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클러치 상황에 터트리는 외곽포와 넓은 시야를 활용한 패스워크 등 특유의 장점도 살아났다. 구 감독도 “이경은은 정말 중요할 때 하나씩 해준다. 베테랑으로서 너무 잘해주고 있고, 안정감도 있다”고 칭찬했다.
신한은행 한채진(왼쪽)과 이경은. 사진출처 |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SNS
WKBL 현역 최고령 선수인 한채진은 20경기에서 평균 26분10초를 뛰며 4.65점·4.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34분16초를 소화하며 9.47점·6.3리바운드를 기록한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기록이 하락했지만, 쉴 틈 없이 코트를 누비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데 힘쓰고 있다. 74-72로 승리한 30일 우리은행전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움수비에 가담하는 등 팀의 승리를 위해 솔선수범했다. 베테랑의 품격이다. 구 감독은 “한채진은 클러치 상황에서 뭔가 더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그럴 때 팀도 전체적으로 잘 돌아간다”며 “지금 한채진이 굉장히 즐겁게 농구를 하면서 팀의 케미스트리도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역할도 크다. 벤치에서 끊임없이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며 자신감을 키워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니 젊은 선수들이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김소니아(18.71점)와 김진영(11.05점) 등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진영은 “언니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 많은 얘기를 듣고 즐겁게 따라가다 보니 팀에 스며들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