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잊은 이경은-한채진…신한은행 지탱하는 ‘도합 75세’ 듀오의 힘

입력 2023-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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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이경은(왼쪽)과 한채진. 사진출처 |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SNS

인천 신한은행은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전력이 약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리그 정상급 스코어러 김단비(33·아산 우리은행)와 유망주 포워드 한엄지(25·부산 BNK 썸)가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김소니아(30)와 김진영(27)을 데려왔지만, 신한은행의 ‘본체’로 여겼던 김단비의 이탈에 따른 전력 약화를 피할 순 없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올 시즌 현재 11승10패로 용인 삼성생명과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에는 ‘국보 센터’ 박지수가 빠진 청주 KB스타즈(8승13패·5위)의 부진으로 4위를 지킨 측면이 강했다면, 이제는 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치며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를 실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 듀오 이경은(36)과 한채진(39)이 있다. 이들은 나이를 잊은 투혼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에 적잖은 힘을 보태고 있다. 이경은은 올 시즌 21경기에서 평균 23분11초를 소화하며 7.86점·2.8리바운드·3.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전 경기에 출전하며 실전감각을 끌어올린 덕분에 경기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클러치 상황에 터트리는 외곽포와 넓은 시야를 활용한 패스워크 등 특유의 장점도 살아났다. 구 감독도 “이경은은 정말 중요할 때 하나씩 해준다. 베테랑으로서 너무 잘해주고 있고, 안정감도 있다”고 칭찬했다.

신한은행 한채진(왼쪽)과 이경은. 사진출처 |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SNS


WKBL 현역 최고령 선수인 한채진은 20경기에서 평균 26분10초를 뛰며 4.65점·4.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34분16초를 소화하며 9.47점·6.3리바운드를 기록한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기록이 하락했지만, 쉴 틈 없이 코트를 누비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데 힘쓰고 있다. 74-72로 승리한 30일 우리은행전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움수비에 가담하는 등 팀의 승리를 위해 솔선수범했다. 베테랑의 품격이다. 구 감독은 “한채진은 클러치 상황에서 뭔가 더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그럴 때 팀도 전체적으로 잘 돌아간다”며 “지금 한채진이 굉장히 즐겁게 농구를 하면서 팀의 케미스트리도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역할도 크다. 벤치에서 끊임없이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며 자신감을 키워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니 젊은 선수들이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김소니아(18.71점)와 김진영(11.05점) 등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진영은 “언니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 많은 얘기를 듣고 즐겁게 따라가다 보니 팀에 스며들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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