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주세종. 사진제공 | 대전 하나 시티즌
그 중심에는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미드필더가 있었다. ‘임대선수’로 지난해 7월 합류한 주세종(33)이다. 부산 아이파크~FC서울 등을 거쳐 감바 오사카(일본)에서 뛴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공격 포인트가 많은 포지션이 아님에도 19경기에서 1골·3도움을 뽑았고, 김천과 승강 PO 1차전에선 역전골까지 터트렸다.
임대 종료와 함께 그에게 놓인 선택지는 많았다. 그러나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태국 촌부리에서 진행된 1차 동계훈련에 앞서 ‘완전이적’을 결정했다. 주세종은 “우리는 역사를 썼다. 승격 과정은 힘들었어도 목표를 이뤘다”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동료들과 K리그1에서 싸워보고 싶었다. 구단이 ‘함께하자’는 이야기를 했을 때 주저 없이 결정했다”고 털어놓았다.
경남 거제에서 2차 동계훈련에 한창인 대전하나는 다시 ‘도전자’가 됐다. K리그1에서 우승 경험이 있고, A매치 29경기를 뛴 주세종의 역할이 더 커졌다. 특히 독일과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2-0 한국 승) 후반 추가시간 상대 골키퍼의 볼을 빼앗아 손흥민(토트넘)의 쐐기골을 배달한 그이기에 주변의 기대도 크다.
8일 마주한 주세종은 “승격 실패는 상상하지 않았다. 처음 합류했을 때 모두가 부담감에 짓눌리고 지쳐 보였으나, 승강 PO를 치를 무렵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역경과 위기를 넘어서면서 끈끈하게 뭉쳤다. (2021시즌) 승강 PO에서 무너진 트라우마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경험에서 나오는 확신이다. 그는 “개인기량이 좋은 이들이 많다. 실력이 부족하지 않다. K리그1은 각 팀이 고유의 컬러를 바탕으로 공수시간을 배분하는 효율적 경기운영을 한다. 90분 내내 전쟁처럼 뛰는 K리그2와는 다르다. 환경이 우리에게 나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전 주세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물론 그에게도 중요한 시즌이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다. J리그로 향했던 이유도 더 성장해 러시아에서 미처 이루지 못한 것을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펼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하지만 끝내 대표팀 복귀는 없었고, 월드컵에도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후회도, 포기도 없다. 그는 “은퇴하는 순간까지도 대표팀을 꿈꿀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려면 매 순간 100%를 쏟아야 한다. 더욱이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주장을 맡았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동료들에게 그는 “내가 먼저 희생하고 노력하겠다. 모두 스스로 자긍심을 느낄 만한 후회 없는 플레이를 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주세종은 대전하나의 잠재력을 믿는다. 어떤 상대를 만나든 자신 있게 부딪히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우리의 위치를 확실히 다져갈 시즌이다. 우리보다 두려운 쪽은 정보도 부족한 ‘승격팀’을 만날 상대들이다. 우리의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