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설렘 그리고 부담…조성환 인천 감독,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캠프 인터뷰]

입력 2023-02-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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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큰 도전을 앞둔 조성환 인천 감독이 창원스포츠파크에서 동계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 유나이티드

더욱 큰 도전을 앞둔 조성환 인천 감독이 창원스포츠파크에서 동계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 유나이티드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는 눈부신 2022시즌을 보냈다.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던 ‘잔류 왕’의 이미지를 지우고 4위로 마쳤다. 그 덕에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선물로 받았다. 8월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해야 조별리그에 진출하는데, 창단 이후 처음 국제무대에 도전하는 인천의 기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진 않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전지훈련을 끝내고 경남 창원에서 2차 훈련을 시작한 조성환 인천 감독(53)의 얼굴에선 진지함과 평온함이 모두 묻어났다. “승부를 떠나 팀을 다질 시간이 부여됐다”는 여유, “얼마나 더 잘할지 궁금하다”는 기대, “지난해 성과를 이어갈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부담이 공존해서다.

“이런 모든 감정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조 감독의 부임 이후 인천은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2020년 8월 소방수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패배에 익숙한 팀이었으나, 극적으로 생환한 뒤에는 멈춤 없이 ‘행복 레이스’를 펼쳤다. 2021시즌 8위, 2022시즌 4위로 성적이 올랐다. 그는 “(동계훈련을 하는) 지금이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지 않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프리시즌은 전쟁처럼 준비했다. 조제 음포쿠, 제르소, 신진호, 권한진 등 국내외에서 검증된 자원들을 보강했을 뿐 아니라 이명주, 김동민 등 기존 멤버들과도 계약을 연장했다. 외부에선 ‘겨울이적시장을 가장 알차게 보낸 팀’으로 인천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조 감독도 굳이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형태를 벗어나고자 했다. 구단의 적극 지원으로 공격 루트 및 패턴 다양화에 기여할 이들을 데려왔다. 포지션 중복을 피하고, 실패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 만족할 만한 전력이 거의 갖춰졌다.”

인천 선수단이 창원스포츠파크에서 2차 동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 유나이티드

인천 선수단이 창원스포츠파크에서 2차 동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 유나이티드


한층 강해진 선수단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시즌 초반 기세를 올리고 흐름을 타면 ACL에서도 선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동계훈련 태도와 목표의식을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는 조 감독은 “부상 변수를 최소화하되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체력 안배를 하면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스스로를 향한 믿음도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모두가 생존이 어렵다고 할 때 독한 오기로 버텨 채워진 자긍심이다. 물론 상대의 견제도 두렵지 않다. 조 감독은 “이겨내면 된다. 우리를 경계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그 이상을 준비하면 된다. 매 경기를 ‘강등 직전’의 간절함으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새 시즌의 숙제도 뚜렷하다. 연속성이다. 지난해의 성과를 특별한 과거로 끝내고 싶지 않다. 한 걸음씩 전진해 ‘축구도시 인천’과 ‘평균 1만 관중’을 이루려고 한다. “부임 초 목표는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최소한 강등의 부담은 지우고 싶었다”는 조 감독은 “앞으로가 중요하다. 과거로 돌아가선 안 된다. 올해는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는 경기를 더 늘리고자 준비해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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