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사진제공 | KT 위즈
지난해 프로 5년차 최고 연봉 타이인 5억5000만 원을 받았던 강백호는 47.3% 삭감된 2억6000만 원에 올해 연봉 협상을 마친 뒤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로 향했다. 연봉 협상이 다소 늦어짐에 따라 본진과 떨어져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다시 ‘타격천재’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모습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KT 입장에서도 강백호의 반등이 절실하긴 마찬가지다. KT는 지난해 ‘국민거포’ 박병호를 영입해 강백호~박병호~외국인타자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화력 극대화를 노렸다. 기대대로 박병호는 거포 본능을 회복했다. 박병호는 35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98타점으로 해결사의 면모도 뽐냈다.
하지만 강백호는 시즌 개막에 앞서 피로골절 수술을 받으면서 전열을 이탈했다. 복귀 이후 박병호와 쌍포를 이루는 듯했지만, 또 다시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다. 결국 KT도 클린업트리오의 파괴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시즌 막판에는 강백호가 주춤하고, 박병호가 발목을 다치는 등 동반 출전 시간은 몹시 제한적이었다.
사진제공 | KT 위즈
강백호도 박병호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박병호가 뒤에 든든히 버티고 있다면 강백호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정면승부를 걸기가 쉽지 않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또 다른 고민을 안았다. 홈런 등 장타를 자주 생산하는 쪽에 포커스를 더 맞출지, 기존대로 중장거리형 타자로 스타일을 굳힐지를 놓고 고심했다. 박병호를 비롯한 선배들에게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애썼지만, 확실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여러 어려움을 맛본 그가 2023시즌에는 박병호와 함께 날아오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