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주연 영화 ‘다음 소희’ 숫자보다 더 큰 가치…6만 돌파

입력 2023-02-20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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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작지만 그 울림은 크다. 2017년 전주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 삼아 기업 콜센터 현장실습생인 특성화고 여고생 소희의 아픔을 담은 영화 ‘다음 소희’가 실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적은 상영관에도 관객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한전산망에 따르면 8일 개봉한 ‘다음 소희’는 18일 전국 187개의 스크린으로 6000여 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8위에 올랐다. 각각 218개와 195개로 보다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인기 대만 드라마 원작의 ‘상견니’와 브래드 피트·마고 로비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바빌론’보다 많은 관객을 모아 눈길을 끈다. 좌석 점유율은 극장 전체의 1%도 채 되지 않는 0.9%에 불과하지만 좌석판매율은 26.1%로 같은 날 13만4694명을 동원한 2위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26.1%)에 이어 2위다. 18일까지 누적관객수는 6만199명이다.

관객의 반응은 숫자보다 더 뜨겁다. CJ CGV실관람객 평점 9.7%로 재개봉한 영화 ‘타이타닉’(99%)에 이어 현재 상영작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꼭 봐야하는 영화”라는 관객 리뷰도 쏟아진다.

앞서 지난해 한국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초청된 영화는 “현대 착취 노동 관행에 대한 대담한 주장을 펼치고 탐구적 질문을 던진다”(미국 버라이어티)며 일찌감치 외신들의 극찬을 받았다.

개봉에 앞서 극중 소희가 겪은 사건을 뒤쫓는 형사 역을 맡은 배두나는 특성화고 실습생들의 팍팍한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낸 영화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SBS ‘뉴스브리핑’, JTBC ‘뉴스룸’ 등 예능이 아닌 보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홍보활동에 집중했다. 특히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017년 방영분에서 모티브가 된 사건을 집중 취재했던 장경주 PD와 영화와 실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배두나는 “사건을 취재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 PD의 모습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지금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 봐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8일 영화를 관람 한 후 특성화고 학생 및 졸업생 등과 만나 “(특성화고 실습생들이 겪는 문제들은)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우리사회와 기성세대의 책임”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5일에도 김 도지사는 국장회의에서 영화를 언급하며 “영화 제목인 ‘다음 소희’처럼 넥스트 소희가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민생을 돌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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