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그린닥터스 봉사단’ 파견 중 6.4 규모 여진 맞아 대피

입력 2023-02-21 16: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튀르키예 대지진 대한민국 긴급의료봉사단이 튀르키예 이재민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방문한 이스캔데룬캠프 인산인해 이뤄
“피부질환자 많아 구호품에 연고 치료제 필요”
그린닥터스-온병원그룹사회공헌재단 봉사단(단장 정근)이 튀르키예 지진 현장으로 의료봉사를 떠난 셋째 날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20일 튀르키예에서 규모 6.4의 여진이 발생한 가운데 고단한 하루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씻고 쉬려는 순간 의료봉사단의 숙소가 심하게 흔들렸다. 단원들은 지진임을 간파했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네팔, 중국 쓰촨 등 숱한 지진 지역에서 긴급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왔던 그들이었지만 이번 지진의 흔들림은 너무도 컸다. 정근 단장은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긴급대피 메시지를 올렸다.

그린닥터스 관계자는 “밖으로 뛰어나온 대원들은 신발 대신에 숙소 실내화를 신고 있거나 추운 바깥 날씨에도 불구하고 얇은 옷가지만 걸친 차림새였다. 그만큼 절박한 순간이었다”며 “16명의 대원 모두 숙소 밖 안전지대로 무사히 대피했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 출신인 최찬일 그린닥터스 이사는 1층 로비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곧바로 8층으로 뛰어 올라가 숙소에 있던 오무영·김석권 과장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도 했다.

벌써 호텔 밖에서는 앰뷸런스가 소리가 굉음을 일으키면서 질주하고 있었다. 여진 피해자들을 구조하는 것이었다. 그린닥터스 대원들은 동영상 안부 인사를 통해 한국에서 걱정하고 있을 가족들에게 무사함을 알렸다.

그린닥터스는 하루에도 수없이 크고 작은 여진 속에서도 사흘째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 진료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18일 첫 진료를 했던 이스캔데룬 이재민캠프 컨테이너하우스에 마련된 그린닥터스 임시진료소 앞에는 이재민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그린닥터스 대원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튀르키예 아이들이 한국 봉사단을 보자마자 “꼬레”라고 외치면서 환영했다.

또한 튀르키예 주민 대부분은 한국의료진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열렬히 응원해줬다. 여진 공포 속에서도 이들의 응원은 격려와 위안이 됐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까지 생겼다.

이날 의료진은 임시진료소에서의 외래진료뿐만 아니라 이재민캠프까지 왕진도 했다. 오무영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크고 작은 상처로 곪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아이들을 많이 진료했다. 그중에는 옴 환자도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옮길 가능성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해줬다.

박무열 일신기독병원 외과 과장은 즉석에서 티눈 제거 수술과 손바닥에 나무 가시가 깊이 박힌 이재민을 국소 마취해 수술로 제거했다. 지진으로 인한 붕괴과정에서 파편에 입은 상처, 급히 대피하다가 발목·팔꿈치 등 인대나 관절 등을 다친 이재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박무열 과장은 외상을 크게 입은 환자를 위해 이재민캠프까지 방문 진료하기도 했다.

김석권 온종합병원 성형외과 과장은 기저질환으로 당뇨와 당뇨발을 앓고 있는 이재민의 다리 궤양치료와 함께 각종 피부질환자를 보살폈다.

정근 단장도 임시진료소 외래진료와 이재민캠프 왕진 등을 통해 사시, 백내장, 시력저하, 알레르기눈병 환자들을 진료하는 등 사흘째 그린닥터스 긴급의료봉사단은 이스캔데룬 임시진료소에서 튀르키예 이재민 160명을 치료했다.

정근 단장은 “지진으로 사회 인프라 시설이 붕괴되는 바람에 특히 화장실 등 보건위생시설이 부족해 이재민들이 피부질환 등으로 많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앞으로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 돕기 기증물품에 각종 피부질환 연고치료제 등이 많이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스포츠동아(부산)|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