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부활 노리는 황의조, 상처 가득한 날개로 희망 꿈꾼다!

입력 2023-02-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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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황의조. 사진제공 | FC 서울

기약 없는 기다림은 참 고통스러웠다. 주변에선 “이제 끝났다”는 냉정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축구국가대표팀 공격수 황의조(31·FC서울)에게 2022년은 참으로 괴로운 시간이었다.

프랑스 2부리그로 강등된 보르도를 떠난 지난해 여름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에 입단하자마자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 이적한 그의 족적은 초라했다. 12경기 1도움에 머물렀다. 2022카타르월드컵에서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변화가 절실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리그 시스템이 다른 곳으로만 이적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황의조는 6개월 단기임대를 제안한 K리그1(1부) 서울을 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여러 팀들도 관심을 보였으나, 익숙한 무대로 돌아왔다. 아직은 유럽에 남아 도전하고픈 열망이 강해서다.

더욱이 서울은 올림피아코스에서 함께한 대표팀 후배 황인범(27)이 루빈 카잔(러시아) 시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뛸 곳이 사라지자 잠시 몸담았던 팀이다. 부활을 도모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다.

기로에 선 황의조는 이달 초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서울의 동계훈련을 충실히 소화했다. 경기감각은 부족할지 몰라도 유럽리그 시즌이 한창인 시점에 서울에 합류한 만큼 체력과 컨디션은 100%에 가까웠다. 연습경기부터 위협적인 몸놀림으로 기대감을 키웠다.

22일 서울 강동구 HJ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K리그 동계 미디어캠프’에 참석한 황의조의 의지는 아주 뚜렷했다. 그는 “동료들과 발을 맞추려 노력했다. 서울이 지향하는 축구, 재미있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 매 경기는 어려우나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다짐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안익수 서울 감독의 도움도 크다. 성남 일화(현 성남FC)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2013년, 황의조는 안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신입 선수가 사령탑의 성향을 잘 알고 전술철학에 익숙하다는 점은 큰 무기다. 황의조는 “(안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를 실행하며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FC 서울 황의조. 사진제공 | FC 서울


대형 스트라이커의 합류 덕분에 서울은 유력한 상위권 후보로 떠올랐다. 안 감독은 “큰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던 (황)의조가 지금은 축구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한 준비를 충실히 하고 있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경기당 1골’을 주문했다.

이에 황의조는 “많은 경기에서 득점하고 이기고 싶다. 어디서든 두 자릿수 골을 목표한다. 서울에서도 마찬가지다. 짧은 기간이나마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다”고 화답했다.

여기에 그는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이기고 싶은 상대’ 리스트를 공개했다. 황의조는 “‘슈퍼매치’ 라이벌인 수원 삼성은 물론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처럼 강호들과 경기도 이기고 싶다. 우리의 경쟁력도 충분하다”며 “(전북) 조규성을 상대로 뛰어본 적이 없어 재미있을 것 같다. 철저히 준비해 서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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