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서 만만치 않은 도전 중인 B리그 첫 한국인 亞쿼터 양재민 [바스켓볼 피플]

입력 2023-03-02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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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민. 사진제공 | EASL

한국농구의 기대주 양재민(24·200㎝)은 본격적인 프로생활을 일본에서 시작했다. 연세대를 중퇴하고 미국대학무대를 거친 그는 2020년 일본 B리그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쿼터를 통해 선수를 교류하기로 결정한 뒤 일본으로 진출한 첫 한국선수였다.

신슈 브레이브스 워리어스에서 2시즌을 뛴 양재민은 지난해 B리그를 제패한 강호 우쓰노미야 브렉스로 이적하면서 2년간 연봉 9억 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강팀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았다. 팀 내 치열한 주전경쟁에 휘말려 최근에는 출전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1일 일본 우쓰노미야 니칸 아레나 도치기에서 열린 2023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 위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TNT 트로팡 기가(필리핀)와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선발이 아닌 벤치 멤버로 출전해 15분3초 동안 3점슛 2개를 포함해 8점·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은 99-66 대승을 거뒀지만, 양재민의 비중은 역시나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양재민은 경기 후 “(내 입장에선) EASL이 국제대회라는 느낌이 크진 않다. 한국선수들과 미디어가 홈구장을 찾았는데 경기에 나서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B리그에서 출전시간이 들쑥날쑥했다. 그에 비하면 EASL에선 조금 더 뛴 것 같다. 출전시간은 감독의 권한이다. 스트레스도 받지만, 체육관에 나가 열심히 운동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 EASL


양재민은 EASL 챔피언스 위크가 주최측의 사정으로 홈&어웨이가 아닌 단일대회로 치러지면서 모처럼 한국 팬들 앞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놓쳤다. 그 대신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과 대결이 성사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만큼 한국 프로팀과 대결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결승전이나 3·4위전에 진출하면 안양 KGC와 격돌할 가능성은 남았다. 개인적으로는 꼭 붙어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해외프로무대에서 외국인선수로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충분히 적응할 시간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사례다.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들은 곧바로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양재민은 의지를 다지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양재민이 해외에서 열심히 잘하고 있다’, ‘잘 버티고 있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B리그는 2개월 정도 남았다. 출전시간을 떠나 전통이 깊은 구단 우쓰노미야에서 배우는 부분들도 많다. 계속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쓰노미야(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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