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이 ‘악역’의 무게감에서 벗어나는 방법 (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3-03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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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시완이 다시 악역으로 돌아온다. 영화 ‘비상선언’을 통해 연기 변신에 도전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던 그가,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 임시완은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맡은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그가 매 작품마다 인정받는 이유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임시완은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관련 인터뷰를 시작하며 “인터뷰도 오랜만에 하는 건데, 그동안 뇌를 꺼놓고 있었다. 군대를 다녀와서 7-8작품을 내리 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가 끝나고 혼자 온전히 쉴 시간이 생겼지만, ‘이왕에 콘서트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몇 년 만에 쉴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콘서트로 양보했다. 모든 영혼을 다 쏟아부었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보람이 있었고, 그 시간이 의미가 컸다. 대면해서 만날 기회가 4년여 만이었다. 그 시간이 새삼 소중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허투루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팬미팅이 아닌 콘서트로 제대로 갖춰서 하고 싶다는 욕심도 들었다. 인터뷰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자리들이 한 자리 한 자리 다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임시완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연기를 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키포인트로 잡았던 건, 모든 것이 장난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걸로 일상이 파괴되는데, 극적인 순간에서까지 남의 인생으로 장난치는? 서글피 우는 모습을 웃기게 바라본다. 그런 걸 키포인트로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비상선언’과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모두 악역을 맡았던 임시완은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임시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수식어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생’ ‘변호인’부터 밝음과 어두움을 나눴을 때는 밝음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악역을 할 때 그런 밝은 부분을 역이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라며 “‘비상선언’ 때 걱정을 진짜 많이 했다. 개봉 직전까지 걱정을 많이 했다. 영화를 보면 직접적으로 선배님들의 연기와 비교를 하게 되는데, 내 눈에는 격차가 너무 커보여서 큰일났다는 걱정을 계속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시완은 “악역에 재미가 들려서 한다는 건 아니다. 개봉 시기가 악역이 몰린 상황이 됐다. 악역과 선역을 퐁당퐁당 한 느낌이고, 선역의 비중이 더 많은 것 같은데 ‘비상선언’ 다음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다음에 이게 바로 붙었다. 혹시나 악역에 맛이 들려서 하는 건 아닌가 생각을 하실 것 같은데, 그건 전혀 아니다. 팬데믹 이후 개봉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져서 그런 영향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처음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결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대본은 재밌는데 캐릭터가 사회적으로 좋은 작용을 하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았다. 한 배우의 역량 중에 하나는, 좋은 작품을 고르는 것도 있겠지만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한 번 고사를 했었다. 김희원 형님이 추천을 해주시고, 읽어 봤더니 깜짝 놀랄만한 반전도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배우로서 가치관의 기준을 잡기가 어려웠다. 좋은 작품이라 해야 하는지, 사회적인 영향력을 생각해서 고사를 해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은 하게 됐다”라고 출연 비화를 공개했다.

극중 준영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임시완은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보단 이 친구가 잘못된 방향으로 아티스트적인 기질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보 수집이나, 사람을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게 만들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며 그것을 창의적으로 해나가면서 스스로 만족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기존에 했던 방법이 아니라 색다른 방법을 찾으면 희열을 느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영화 속 ‘악역’에 대해 “악역은 배우의 세계에서 축복이라는 생각이 더러 들었다. 극중의 꽃이라고도 이야기했다. 연기를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악역인 것 같다. 그렇지만 사회적인 영향력을 봤을 때는 선역을 더 많이 하는 게 이상적이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속 캐릭터를 연구한 과정에 대해 임시완은 “전사를 만들지는 않았다. 왜곡된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삐뚤어진 기질에 집중해서 표현하고자 했다. 그 방향성에 집중했던 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 일단 사람들 많이 죽인 상태에서 살고 있는 캐릭터였고, 마지막에 나미 아빠를 나미가 죽이는 방식을 선택한 게 불현 듯 떠오른 방식이라 색다르게 죽이면 예술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그게 본인의 컬렉션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현실에 있을법하다. 그런 짓을 할 사람이 현실에 있긴 할 것 같다. 해킹 하는 사람들은 있지 않나. 그래서 충분히 있을 법 하다. 단지 준영이는 목적 자체가 단순히 금전적인 게 아니니까 더 답이 없고 소름끼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있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시완은 “스스로 그나마 악역을 선택함에 있어서 무게감을 덜어내기 위해 취했던 방법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개런티의 일부인 일정 금액을 기부했다. 시작하기에 앞서서, 기부를 해서 악역에 대한 것에 무게감을 희석시킨 것 같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천우희에 대해 임시완은 “우희 누나는 연기를 진짜 너무 잘하는 것 같다. 잘 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에너지가 대단했다. 감정신이 있는데 컷하고 매 신마다 그 에너지를 그대로 발산하더라. 어떻게 그 에너지를 계속 쏟아 내냐고 물어봤다. 감정신은 휘발되는 부분이라, 한 두 번 하면 똑같이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희 누나는 그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이어나갔다”라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칸영화제를 다녀온 건 나의 주된 원동력이다. 처음에 그 눈빛들을 잊을 수 없다. ‘불한당’ 때 처음 갔는데, 나를 바라보던 생경한 눈빛들이 기억이 난다. 영화를 같이 보고 나서 끝나니까 나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 분들이 나에 대한 사전정보도 없는데, 영화 끝나는 순간 기립박수를 치고 나와 눈을 맞추려고 하는 노력들이 느껴졌다. 이래서 연기를 하는구나, 앞으로 이 반응을 받기 위해서 연기를 해야 되겠다가 명확하게 목표로 섰다. 그래서 스스로 기준점을 높이고, 적당히 하면 안 되고 더 악착같이 해야 언젠가 이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으니까. 칸의 기억은 연기에 대한 원동력이다”라며 “인생에서 두고두고 자랑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또 임시완은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대단한 선배님들과 다른 모양으로 진화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대단한 걸 해 오셔서 그걸 보고 자랐다. 어찌 보면 선배님들만큼 잘 해야 하다는 건 기본 값이다. 선배님들만큼 잘 하는 건 이미 사람들이 본 것이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뭔가 다른 걸 하기 위해 진화하려고 노력해야한다. 문제는 그러기 쉽지 않다. 선배님들이 가꿔주신 길을 토대로 시대에 맞춰 변화를 고민해야한다. 내가 그나마 가지고 있는 경험을 십분 발휘해서 가수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고 더 끌고 오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송강호, 이성민, 설경구 등 영화계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춰온 임시완은 “선배님들이랑 같이 연기를 한 게 굉장히 큰 자산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질문을 답을 내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그런 답을 얻어낸 건 아니다. 현장에서나 연기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연기에 대한 무게감에 대해 내가 관찰하며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게 나에겐 큰 자산이다. 공통적으로 연기에 정점에 간 선배님들도 현재진행형으로 중압감을 갖고 계신다. 아직도 모르기 때문에 연기를 고민하고 연구한다. 그런 것들이 내 눈에는 관찰이 된다. 그게 나에게 큰 자산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션과의 러닝 인증샷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임시완은 “‘1947 보스톤’ 영화를 찍고 나서 러닝이 취미가 돼서 혼자 계속 뛰었다. 러너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소문이 된 것 같다. 그게 션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래서 언제 한번 뛰자는 연락이 왔다. 그때 당시에 바빠서 여유로울 때 연락을 드리겠다고 해서 한번 같이 뛰는 자리를 만들었다. 나름 좋았던 건, 멤버들이 다 선한 영향력에 신경 쓰시는 좋은 분들이라는 걸 알아서 계속 ‘언노운 크루’에 속해있다”라고 비하인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임시완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가수 쪽에 더 신경을 써보고 싶다. OST나 앨범 활동 등, 나의 최대 목표는 연기를 꾸준히 가져가면서 1년에 한 번씩은 팬들과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콘서트라고 칭하는 파티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오는 1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 스릴러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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