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주인공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 하라 나노카(왼쪽부터)가 8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진은 영화의 포스터.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日 애니 열풍 ‘스즈메의 문단속’이 잇는다
슬램덩크 이어 ‘메가 히트작’ 韓 상륙
재난 막으려는 한 소녀의 이야기
팬덤 탄탄한 마코토 감독의 신작
“한국 드라마 ‘도깨비’에서 영감”
개봉일 실시간 예매율 54% ‘압도’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몰고 온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을 잇는다. 재난을 부르는 문을 우연히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일찍이 2월 열린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문에 초청받는 등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개봉해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고 130억 엔(125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내며 ‘초대박’을 친 영화가 마침내 국내 관객과 만난다. 슬램덩크 이어 ‘메가 히트작’ 韓 상륙
재난 막으려는 한 소녀의 이야기
팬덤 탄탄한 마코토 감독의 신작
“한국 드라마 ‘도깨비’에서 영감”
개봉일 실시간 예매율 54% ‘압도’
●일본 영화 흥행 1위 노린다
영화는 2017년 개봉해 380만 명을 동원하며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던 ‘너의 이름은.’을 비롯해 ‘초속 5센티미터, ‘날씨의 아이’ 등으로 탄탄한 팬덤을 형성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누적관객 387만 명)에 국내 최고 흥행 일본 영화 타이틀을 내준 마코토 감독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타트부터 심상치 않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일인 8일 오전 9시 30분 기준 54%의 압도적인 실시간 예매율로 경쟁작을 크게 앞섰다. 2위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예매율 7.1%의 7배가 넘는 수치로 개봉 하루 전 예매 관객수가 18만 명을 넘었다.
한 영화관계자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뜨거운 인기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팬덤이 시너지가 ‘역대급’ 화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일부 수입사들은 ‘스즈메의 문단속’이 ‘슬램덩크’ 기록은 물론 1000만 명을 모은 ‘겨울왕국’ 만큼의 인기까지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도깨비’에서 힌트 얻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도 8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일본과 한국의 문화적 공감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라며 국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내 불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을 일본과 한국의 유사성에서 찾은 마코토 감독은 “일본과 한국의 도시 풍경은 굉장히 닮았다. 도시의 풍경은 사람의 마음이 반영하기 때문에 마음의 형태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한국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일본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마코토 감독 역시 한국 드라마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번 영화에서 전혀 다른 공간을 ‘문’을 통해 하나로 잇는 방법을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따왔다.
‘너의 이름은.’에 이어 또다시 꺼내 든 지진이라는 테마를 문이라는 소재와 잇는 게 영화의 핵심이었다는 감독은 “우리는 매일 아침 문을 열고 집에서 나가고 문을 열고 집에 들어온다. 그 행위의 반복이 일상생활”이라며 “재난은 그 일상을 단절시킨다.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나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는 게 바로 재해다. 그런 재해를 문이라는 소재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