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거센 KT…차기 대표 선임 안갯속으로

입력 2023-03-1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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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사장

이달 말 열리는 주총 표대결 주목

CEO 최종 후보 오른 윤경림 사장
배임 의혹 등 檢 수사 ‘산 넘어 산’
TF 꾸리고 지배구조개선 본격화
“재입사 관련 의혹 사실 무근” 반박
KT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낙점했다.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윤 사장은 KT의 새 대표가 된다. 하지만 최종 후보로 선정된 뒤 외풍이 더욱 거세지면서 차기 대표 선임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요 주주인 현대차까지 그동안 문제를 제기해 온 국민연금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검찰 수사까지 시작됐다. 대표 선임 안건이 부결될 경우 KT의 경영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챗GPT’의 등장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서 KT의 차세대 성장 동력 육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달 말 ‘표대결’ 주목

KT 이사회는 7일 윤 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하고,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것이 이사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윤 사장이 새 대표로 선임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주주총회 표대결 문턱을 넘어야 한다. KT의 최대 주주는 10.12%(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이어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7.79%), 신한은행(5.58%) 순이다. 현재로선 그동안 KT 대표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문제 삼아온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엔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이 “대표 선임에 있어 대주주 의견을 고려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국민연금에 힘을 보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부 소액 주주들의 움직임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차기 대표 선임 난항으로 KT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반발심이 커진 소액주주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뭉치고 있다. 윤 사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본인은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윤 사장의 요청으로 ‘지배구조개선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지배구조개선에 돌입했다.


●“현대차 의혹 사실 무근”

검찰의 수사도 부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구현모 대표와 윤 사장에 대한 배임 등 혐의 고발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했다. 앞서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은 구 대표와 윤 사장이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업체인 KDFS에 몰아줬다며 고발장을 냈다.

KT는 이와 관련해 “KT 사옥 시설관리, 미화, 경비보안 등 건물관리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으며, KT텔레캅의 관리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윤 사장이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 이후 모종의 역할을 한 공을 인정받아 KT에 재입사했다는 주장 및 구 대표가 현대차에 지급 보증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 당시 윤 사장은 투자 의사결정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거나 관여하지 않았고, 구 대표도 지급보증을 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KT가 사외이사 장악을 위한 각종 향응과 접대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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