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용규는 20대 초반부터 국가대표 외야수로 굵직한 커리어를 남겼다. WBC에도 2009년부터 2017년까지 3회 연속 출전했다. 이에 이정후는 2020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때도 이용규로부터 피와 살이 되는 여러 조언을 구했다. 더욱이 이번 WBC는 처음으로 뛰어보는 대회였다. 베테랑 이용규의 얘기가 훨씬 더 그리웠을 법하다.
이정후는 가장 큰 긴장감을 느낀 순간 이용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용규는 한·일전이 벌어진 10일 이정후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후 6시20분. 경기가 시작되기 40분 전 걸려온 전화에 이용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용규는 “경기를 준비하고 있을 시간일 텐데, 그 때 전화가 오더라. (이)정후가 ‘긴장이 된다’며 여러 얘기를 했는데, 나는 ‘그저 하던 대로 자신 있게 하라’고 해줬다”고 밝혔다.
키움 이용규(왼쪽)·이정후. 스포츠동아DB
이용규는 2009년 WBC 준우승의 주역들 중 한 명이다. 그렇기에 이번 대표팀의 1라운드 조기 탈락을 누구보다 아쉬워하는 한 명이다. 국가대표 선배로서 보고 느낀 점 또한 많았다. 그는 “나도 2017년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겪어본 적이 있다. 그 결과에 대한 무게감과 죄책감을 잘 알고 있다. 이번 대표팀을 많이 응원했는데, 결과가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이용규는 “선수들도 느끼는 게 있을 거다. 지금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 외국선수들처럼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계속 나와야 하고, 또 그런 투수를 이겨내는 타자들도 많이 나와야 한다. 선수들 개개인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