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사회적기업가 조순창이 고향 전북 순창 금산에 올라 찍은 따끈따끈한 사진을 보내왔다. 드라마, 뮤지컬, 사업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산은 듬직한 친구이자 팬, 멘토이다.
배우 조순창이 말하는 등산의 매력
단기간에 효과 보는 최고의 운동
안개 내려앉은 새벽 산오름 힐링
사회적 기업가로도 활발한 활동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등에 앞장
배우 조순창(43)에게는 명함 한 장이 더 있다. 주식회사 가비트리 대표. 그는 배우이자 예비 사회적기업가이다.단기간에 효과 보는 최고의 운동
안개 내려앉은 새벽 산오름 힐링
사회적 기업가로도 활발한 활동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등에 앞장
요즘 조순창은 고향이자 사업의 터전인 전북 순창에 내려가 있다. 순창은 그의 고향이기도 하다.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그의 이름 ‘순창’은 고향에서 따왔다.
지난해는 배우로서도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KBS1 TV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이성계의 넷째 아들 ‘방간’을 연기했고, 뮤지컬 ‘용의자X의 헌신’에서는 용의자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 역을 맡았다.
오늘 조순창이 소개할 운동은 등산이다. 배우는 다이어트와의 전쟁을 벌이며 사는 직업이다. 조순창은 “좋다는 운동도 많이 해봤고, 나름 거금을 들여 개인 PT(퍼스널 트레이닝)도 받아왔지만 단기간에 최고의 효과를 보는 건 뭐니 뭐니 해도 등산”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이른 새벽, 안개가 내려앉는 시간대에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하듯 산에 오르는 ‘맛’은 지상 최고란다.
등산은 연기, 노래(그의 본업은 뮤지컬배우다)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혼자 산을 오르며 중얼중얼 대본을 외우기에도 좋고,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캐릭터 디테일을 고민하기에도 딱이다.
“공연을 할 때는 마음 맞는 배우들, 특히 ‘막걸리 한 잔 같이 하고 싶은’ 동료가 보이면 등산을 핑계로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태종 이방원 때는 콤비로 등장했던 셋째 형 ‘방의’ 홍경인 형을 막걸리로 꼬셔서 청계산을 다녀왔다(웃음)”.
조순창이 가장 좋아하는 산은 서초구의 청계산. 무리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경사가 완만하고 정상까지 ‘친절하게’ 계단이 있어 별다른 장비 없이도 오를 수 있다. 조순창은 “제 기준으로 초급, 중급, 고급 코스가 나눠져 있어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메뉴’를 고를 수 있다”고 했다. 샛길에는 ‘조순창만의 비밀장소’도 있다. 산을 오르다 싫증이 나면 비밀장소의 바위에 누워 산림욕을 즐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회적기업 일궈
서울을 떠나 순창에서는 배우가 아닌 기업가로 산다. 커피 브랜드 ‘커피노키오’로 시작한 사업은 훌쩍 성장해 예비 사회적기업 가비트리가 됐다. 지난해에는 바쁜 연기생활 중에도 HACCP인증, 유기농인증, 예비 사회적기업인증, 기업부설연구소설립, 커피젤리 특허출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 커피노키오 더치커피, 더치커피젤리 등이 주요 제품이다.
그는 왜 사업가가 되었을까. 그로 하여금 사업가로서 첫발을 디디게 한 커피노키오는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자립과 인식개선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었다.
“케어팜 농장을 구성해 안으로는 발달장애인의 자립 환경을 구성하고, 밖으로는 체험객들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목표로 2년간 사업을 확장시켜왔다. 사업도 모르고, 장애인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르는 상태였다. 25년 만에 내려온 고향의 환경 또한 쉽지 않았지만 뜻을 함께 한 직원들의 의지로 버틸 수 있었다.”
최근 희소식이 추가됐다. 젊고 패기 넘치는 발달장애인센터 이룸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가비트리는 이룸학교와 연계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더치커피카페 창업교육, 농작물 재배 및 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등 “함께 내일을 그려나갈” 계획이다.
배우로서의 활동도 이어간다. 조순창은 “순창에 내려오자마자 여균동 감독님의 영화 ‘지구보다 낯선’에 두 가지 배역으로 참여하게 됐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까지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순창에는 역시 순창이 잘 맞는 모양이다”라며 웃었다.
힘들 때마다 산은 늘 친구이자 위로, 격려가 되어 주었다. 배우로서도, 사업가로서도 조순창은 산으로부터 배우고, 힘을 얻는다.
“배우로, 사업가로 올해에는 여러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려움이 ‘훨씬’ 더 많지만 지치지 않겠습니다!”
조순창이 웃었다. 그 웃음이 산 같고, 고추장 같다. 힘들지만 재미있고, 맵지만 맛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