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속 ‘악녀 변천사’ [창간기획②]

입력 2023-03-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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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악녀’가 뜬다. ‘청춘의 덫’의 심은하부터 ‘펜트하우스’의 김소연(위부터) 등까지 시대가 바뀌면서 캐릭터도 확장하고 있다. 사진제공|MBC·SBS

주체적 ‘악녀’가 뜬다. ‘청춘의 덫’의 심은하부터 ‘펜트하우스’의 김소연(위부터) 등까지 시대가 바뀌면서 캐릭터도 확장하고 있다. 사진제공|MBC·SBS

‘청춘의 덫’ 심은하-장서희 국민밉상
최근엔 ‘펜트하우스’ 김소연에 열광
시대에 따라 드라마 속 악녀들도 변하고 있다.

1970∼80년대 드라마에서는 며느리를 괴롭히는 표독스러운 시어머니 캐릭터였다면,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여주인공의 연적으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악역으로 등장했다.

당시 ‘이브의 모든 것’ 김소연, ‘토마토’ 김지영, ‘미스터Q’ 송윤아 등은 상대역인 김희선을 괴롭히며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인기를 끌었다. ‘청춘의 덫’의 심은하나 ‘인어아가씨’, ‘아내의 유혹’ 장서희 등 복수를 위해 악녀가 되는 서사가 주로 그려졌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악녀는 직업적 성취나 권력, 명예 등 개인적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하는 주체적인 캐릭터로 확장됐다.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 ‘펜트하우스’ 김소연 등이 악녀로 인기를 끌었던 것과 같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22일 “자신의 의지와 욕망을 중요시하는 주체적인 여성이 주목받으면서 악녀 캐릭터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라며 “시청자들도 악녀들에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변했다. 착한 캐릭터보다 강렬한 악녀가 인기를 끌면서 이미지나 광고 등을 의식해 과거 악녀 캐릭터를 기피하던 배우들까지 선호하는 추세다.

‘펜트하우스’에서 천서진을 연기한 김소연은 드라마 2000년 ‘이브의 모든 것’에서 악역을 연기했을 때와 확실히 대중의 달라진 온도차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브의 모든 것’ 때는 역할로 인해 덩달아 배우 김소연까지 나쁜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청자들이 캐릭터와 배우를 분리해서 봐주신다”며 “천서진을 연기하면서도 ‘이제 광고는 다 날아가겠구나’ 싶었는데 천서진 이후 광고를 10개 넘게 찍었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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