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1-2 패) 후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힘들다.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진 상태다. 당분간…, 당분간이 아니라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소집을 거절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최근 불거진 이적 설 때문에 힘든 것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아니다. 그냥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다. 대표 팀보다는 소속 팀에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축구협회와 아직 “조율이 된 건 아니다. 이야기는 나누고 있다”고 덧붙인 뒤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민재가 국가대표 은퇴 시사 발언을 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확대해석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1996년 11월 생으로 아직 26세에 불과하다. 선수로서 지금부터 몇 년 간이 전성기다. 큰 부상이나 감독과의 갈등 같은 특별한 이유 없이 20대 중반에 스스로 대표팀에서 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김민재가 해당 발언을 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기에 다양한 추정이 있을 수 있으나, 정황 상 육체적·정신적으로 회복 될 때까지 한동안 국가대표 소집을 피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 해석일 터.
실제 김민재는 우루과이 전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선 “제 목표는 부상 없이 대표팀에 와서 활약하는 것이다. 부상이 있거나 기량 유지를 못하면 대표팀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유지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는 제 몸이 할 수 있을 때까지 뛰고 싶다”며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서툴게 표현해 진의가 잘못 전달됐더라도 경솔한 발언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많은 축구 팬이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김민재에 대한 비판 글을 쏟아냈다. 대표팀에 진심이었던 박지성, 기성용 같은 선배의 희생을 상기하거나, 은퇴가 가까운 나이인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직도 대표팀에 강한 열정을 쏟고 있는 태도와 대비된다는 쓴 소리가 많다.
그럼에도 대다수 축구팬은 이번 일이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힘든 상황에서 실언 했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이면 해결 될 문제라는 것.
민재는 소속팀에 복귀하기 위해 2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전날 발언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김민재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일이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