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의 문단속(위)·더글로리. 사진제공|쇼박스·넷플릭스
한, ‘스즈메’ ‘슬램덩크’ 장기 집권
일 OTT 톱10엔 한국 드라마 포진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극장가를 장기 집권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일본에서는 한국드라마가 현지 드라마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일 OTT 톱10엔 한국 드라마 포진
●국내 극장 점령한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은 28일까지 누적관객 429만 명과 307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으며 나란히 올해 개봉작 흥행 순위 1위, 2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영화의 연이은 부진과 달리 ‘스즈메의 문단속’은 21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개봉 석 달째인 ‘슬램덩크’도 여전히 3위를 지키고 있다.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등으로 다수의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거울 속 외딴 성’도 다음 달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한국영화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의 목소리를 연기한 일본 성우들까지 이례적으로 내한해 관심을 끈다. ‘스즈메의 문단속’의 하라 나노카와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의 키토 아카리가 각각 국내 팬들을 만났고 ‘슬램덩크’ 성우들도 다음 달 GV(관객과의 대화)등을 진행한다.
일부 마니아 영화로 여겨졌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한국영화의 부진 속에서 호불호 없이 전 세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아동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보편적인 소재로 중장년층부터 젊은층, 어린이까지 전 세대가 감동할 수 있다는 게 일본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일본 OTT 휩쓰는 한국 드라마
반면 일본 시청자는 한국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 과거 한국드라마의 인기가 일본 중장년층에게 한정됐던 것과 달리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확대로 젊은 세대들에게로 확대됐다. 지난해 일본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드라마 톱10에 2∼9위까지가 모두 한국드라마인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1위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스파이 패밀리’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월 1일부터 3월 29 일까지 단 10일을 제외하고 ‘오늘의 가장 많이 본 드라마’ 1위를 모두 한국작품이 차지했다. 톱10에는 매일 한국드라마가 5편 이상 포함되고 있다. 29일 기준 ‘더 글로리’가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타스캔들’, ‘신성한 이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랑의 불시착’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교토예술대학 무대예술학과 히라이 아이코 교수는 현지 매체 엔카운트를 통해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코 교수는 “박서준, 김다미, 현빈, 손예진 등 한국의 유명 스타들은 연극영화과나 대학원에서 뛰어난 연기를 배웠거나 아역배우 출신이다”라며 일본 배우들도 한국 배우들처럼 연기를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