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2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김연경(가운데)과 옐레나(오른쪽)가 득점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흥국생명은 29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27-25 25-12 23-25 25-18)로 꺾었다. 옐레나(32점)-김연경(26점)-김미연(14점)의 삼각편대는 5464명의 홈팬들 앞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으로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역대 16번의 챔프전 중 1차전 승자가 우승한 것은 9번이었다.
이날 경기의 포인트는 체력과 경기감각의 차이였다. 챔프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19일 정규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충분히 쉬어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실전감각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뛸 수 있을 정도의 컨디션”이라면서도 “도로공사가 확실히 경기력은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의 상황은 정반대였다. 플레이오프(PO)를 2연승으로 마쳐 체력소모를 최소화했지만, 시즌 막판인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도로공사 선수들은 대부분 감기 기운을 안은 채 경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상대가 긴 시간 경기를 안 치러서 초반에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끌고 와야 한다”며 기선 제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키플레이어는 김연경이었다. 도로공사는 김연경을 막기 위해 캣벨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가 아닌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에 배치하는 변칙전술을 들고 나왔다. 김 감독은 “캣벨이 김연경을 막을 수 있도록 스타팅 오더를 짰다. 수비적으로 높이가 좋아지고, 공격에선 상대 분석이 부족한 점을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김천 한국도로공사의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가 열렸다. 배구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러나 흥국생명은 김연경만 막는다고 잡을 수 있는 ‘원맨팀’이 아니었다. 부상을 털고 선발출전한 세터 이원정은 옐레나와 김미연을 적절히 활용했다. 1세트에 김연경의 공격점유율은 낮아졌지만, 옐레나와 김미연의 화력이 폭발했다. 25-25까지 접전이 펼쳤지만, 옐레나의 백어택과 김연경의 퀵오픈을 앞세워 흥국생명이 주도권을 틀어쥐었고, 일방적 흐름 속에 2세트까지 따냈다.
3세트를 내준 흥국생명은 4세트 들어 다시 도로공사를 압도하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앞선 세트들에서 수비에 집중했던 김연경은 상대의 봉쇄가 풀리자 다시 펄펄 날았다. 4세트에만 11점을 몰아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인천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