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왼쪽), 김주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해 마스터스는 그린재킷을 통산 5번 차지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3차례 정상에 오른 필 미켈슨(미국) 등 총 89명이 출전한다. 지난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대회에 나서는 우즈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4일 또 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김주형이었다.
김주형은 우즈,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1992년 마스터스 우승자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함께 10번 홀부터 후반 9개 홀 연습 라운드를 가졌다. 메이저대회를 앞둔 우즈는 아무하고나 연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라이징 스타’ 김주형의 남다른 존재감을 알 수 있는 대목. 매킬로이는 잘 알려진대로 우즈의 ‘절친’이고 1959년생인 커플스는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른 ‘레전드’다.
김주형은 우즈와 연습 라운드를 마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꿈이 정말 이뤄졌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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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은 역대 우승자들 위주로 나서는 공식 기자회견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그만큼 마스터스도 그의 스타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번 명인열전은 PGA 투어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골프) 간 자존심 경쟁이 볼만하게 생겼다. 지난해 6월 출범한 LIV 골프 소속 선수들이 마스터스에서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켈슨 등 총 18명이 도전장을 냈다. 이들은 PGA 투어로부터 영구 제명을 받았지만, 이번 대회는 PGA 투어가 아닌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주최·주관하는 대회라 출전이 가능하다.
LIV 골프 출범 이후 열렸던 지난해 US오픈과 디오픈에서는 각각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과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우승했다. 스미스가 디오픈 우승 이후 LIV 골프로 이적하면서 결과적으로 PGA 투어와 LIV 골프가 1승씩 나눠 가진 셈이 됐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남다른 권위를 지니는 마스터스에서의 우승 여부는 PGA 투어와 LIV 골프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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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에서는 우즈, 매킬로이를 비롯해 스코티 셰플러(미국), 욘 람(스페인) 등 톱랭커들이 총출동한다. 2019년 마지막으로 그린재킷을 입었던 우즈는 2021년 2월 교통사고 후 지난해 4월 이 대회를 통해 필드에 복귀해 47위를 차지한 바 있다. 디펜딩 챔피언 셰플러는 타이틀 방어를 노리고, 지난해 준우승자 매킬로이는 첫 마스터스 정복을 통해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는 LIV 골프는 지난해 디오픈 챔피언 스미스와 미켈슨, 3일 끝난 LIV 3차 대회 우승자 브룩스 켑카,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이 정상을 노린다. 2010년 등 세 번 이 대회에서 우승한 미켈슨은 1995년부터 2021년까지 27년 연속 마스터스에 나왔지만 지난해 대회에는 불참했다. 우리 선수는 김주형 외에 2020년 마스터스 준우승자 임성재 그리고 김시우와 이경훈이 출전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