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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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차림의 야쿠자역 ‘오프닝 장악’
이쯤 되면 ‘특별출연 장인’이라 할 만하다. 배우 황정민이 지난해 ‘헌트’에 이어 화제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 9분가량의 짧은 분량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황정민은 영화에서 재일교포 2세 야쿠자인 오다 신이치로 역을 맡았다.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온몸에 새겨진 문신에 속옷 차림으로 강렬하게 등장한다. 능청스러우면서도 능숙한 일본어 대사는 물론 샤워가운을 걸친 채 사무라이 검을 휘두르는 뛰어난 검술 액션을 선보이며 오프닝을 완전히 장악한다.

공개 이후 SNS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황정민의 깜짝 출연과 그의 엄청난 존재감에 대해 극찬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쏟아졌다. 넷플릭스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2분가량으로 편집해 공개한 해당 장면 영상은 4일 만에 조회수 5만 건을 넘었다.

할리우드 리포터, 데드라인 등 주요 외신들도 하나 같이 리뷰 기사에 하나같이 ‘야쿠자 오프닝 장면’의 강렬함을 언급했다.

황정민의 출연은 2005년 멜로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함께 연기한 전도연과의 의리로 성사됐다. 당초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은 일본인 설정의 캐릭터에 맞게 일본 배우를 캐스팅 하려고 했으나 감염증 확산 사태로 섭외가 어렵게 되자 전도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황정민은 전도연의 문자 한 통에 단번에 출연을 결정했다. 특별출연임에도 4회 차나 촬영을 진행했으며 일본어 대사와 액션까지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도연은 “해당 액션장면은 오랫동안 무술팀과 연기했던 장면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제가 잘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시간 전부터 연습하고 있더라. 촬영 시작해서도 오히려 정민 씨가 날 리드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지난해 여름 개봉한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에서도 특별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승미 기자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