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목마른 김연경 “선수생활 좀더 하려 해”…한선수 “나 아닌 팀의 최초 위해!” [V리그 시상식]

입력 2023-04-10 1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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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MVP를 수상한 흥국생명 김연경(왼쪽)과 대한항공 한선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승한 것만 해도 참 기뻤는데….“

김연경(35·흥국생명)과 한선수(38·대한항공)는 10일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남녀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남녀부 14개 팀 감독, 선수들과 대한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KOVO) 등 배구계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영광을 안았다. 이날 행사장 안팎에는 이들 2명을 비롯한 여러 배구스타들을 보기 위해 모여든 팬들로 북적였는데, 그 중 MVP 수상 여부로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이들 2명이 입장할 때는 수많은 언론과 환영인파의 시선이 집중됐다.


●“선수생활을 좀더 하려 합니다”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MVP로 뽑혔다. 역대 2번째 만장일치 사례를 쓴 그는 “또 다른 후보가 없다고 해 ‘왜 없나’ 싶었는데, 만장일치라고 하더라. 나 말고도 좋은 선수는 많이 있었지만, 만장일치로 MVP가 돼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은퇴를 놓고 적잖이 고민했다. 정규리그 공격종합 1위(45.76%)에 오르는 한편 리시브(효율 46.80%·8위), 디그(세트당 3.713개·10위) 등 수비에서도 펄펄 날았지만, 2020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등 서서히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더욱이 올 시즌에는 권순찬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해임과 이영수 전 수석코치의 잇단 사퇴 과정에서 구단 안팎이 소란스러워져 그를 더욱 힘겹게 했다.

V리그에서 6년을 뛴 그에게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이 주어졌다.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김연경은 “선수를 좀더 할 생각을 하고 있다. 흥국생명과도 협상 중이고, 다른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젠 통합우승을 이루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럴 수 있는 팀에서 뛸 수 있게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또 “아본단자 감독님도 ‘너 아직도 실력이 좋은데, 다시 (해외에) 가서 해볼 생각 없느냐’고 물으신 적이 있다. 감독님께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우리나라에 있고 싶다’고 했다. 타지 생활은 너무 힘들다. 지금은 만족스럽다. 팬들과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함께하는 게 정말 좋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드람 2022∼2023 V리그’를 빛낸 영광의 얼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남자부 대한항공,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의 챔프전 우승으로 2022∼2023시즌이 드라마틱하게 막을 내린 가운데 10일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선 정규리그 각 부문 최고 선수들에 대한 시상식이 펼쳐졌다. 시상식 후 단체 기념촬영에 나선 수상자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나 아닌 팀의 최초를 위해!”

한선수는 대한항공이 구단 최초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기까지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2007년 입단해 대한항공 유니폼만 입어온 그는 ‘2인자(챔피언결정전 준우승 5회)’의 인상이 강했던 팀이 2020~2021시즌부터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등 지속적 강팀으로 거듭나는 데 크게 일조했다. 정지석, 임동혁 등 대한항공의 젊은 공격수들이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데는 한선수의 도움이 매우 컸다. 정지석은 “(한)선수 형은 리시브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러닝세트를 올려준다”고 치켜세웠다

올 시즌 챔프전 MVP를 수상한 한선수는 역대 남자부 세터 중 최초로 정규리그 MVP까지 차지해 자신이 ‘대한항공 왕조’의 중심임을 재입증했다.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노련한 경기운영능력도 인정받은 셈이다. 한선수는 “3연속 통합우승을 하게 돼 뜻 깊었다. 정규리그 MVP까지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 모두 함께 믿음으로써 우승을 만들게 됐고, 내가 대표로 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겠다”며 “겸손하다고 말씀하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상보다 우승이 좋았다. 우승하고 이 상까지 받게 돼 기쁨이 두 배다. 그래도 받으니 좋긴 좋다. 이제 다음 목표는 4연속 통합우승”이라고 다짐했다.

한선수는 또 “오늘(10일)은 내가 최초의 기록을 썼다고 하지만, 이젠 내가 아닌 팀의 최초 기록을 마지막에 쓰고 싶다. 4연속 통합우승을 하면 우리가 처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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