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이병근 감독 ‘경질‘…버릇처럼 반복되는 감독 교체

입력 2023-04-17 1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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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 후 7경기째 승수를 쌓지 못한 수원 삼성이 이병근 감독을 경질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부진 원인은 외면한 채 사령탑 교체만 반복하는 구단의 행보는 공감을 얻지 못한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병근 수원 삼성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K리그 소식통은 17일 “이병근 감독이 수원 삼성과 결별한다. 이날 오전 구단으로부터 경질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대부분의 현역 시절을 보낸 ‘친정’ 수원 삼성의 제7대 사령탑에 올랐던 그는 불과 1년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이 감독은 경남FC(코치·수석코치)~수원 삼성(코치·감독대행)~대구FC(수석코치·감독대행·감독)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고, 지난해 다시 수원 삼성으로 복귀해 팀을 이끌어왔으나 자신들의 책임은 외면하며 위기 때마다 ‘사령탑 경질’ 카드를 빼들었던 구단의 전통 아닌 전통을 피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다. 지난시즌 창단 후 처음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르며 지옥 문턱까지 다녀온 수원 삼성은 올 시즌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홈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2-3으로 역전패하며 시즌 개막 후 2무5패, 승점 2로 꼴찌(12위) 탈출에 실패했다.

앞선 FA컵 3경기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3-1로 누르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으나 정규리그에선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K리그2 다이렉트 강등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파다하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꾸준히 팀을 걱정해온 이 감독이 제주전을 마친 뒤 “상황 타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는다. 내가 부족하다”며 거취에 대한 고민을 감추지 않은 가운데 구단이 먼저 경질을 결정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간 수원 삼성의 행보다. 합리적 투자 없이 결실만 바라는 등 성적 부진의 근본적 원인은 해결하지 않은 채 마치 버릇처럼 사령탑 교체를 일삼았다. 당연히 대부분 ‘아름답지 못한’ 결별로 귀결됐다. 응원을 보이콧하고 있는 팬들이 ‘선수단 뒤에 숨은 프런트’라며 거세게 비판하는 배경이다. 공교롭게도 이 감독의 경질 역시 구단 프런트를 겨냥한 팬들의 트럭 시위가 시작한 타이밍과 겹친다.

수원 삼성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FC서울과 K리그1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뤄지길 원하나 오히려 선수단은 더 뒤숭숭해졌을 뿐이다. 차기 사령탑 후보군으론 여러 인물이 거론되나 지금의 상황에선 누가 오더라도 결국 같은 수순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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