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지훈·박성한·전의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SSG 최지훈·박성한·전의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다 수비코치 덕입니다.”

SSG 랜더스는 지난해보다 한층 촘촘해진 수비를 뽐내고 있다. 2021년부터 3년간 변화가 뚜렷하다. 여러 수비지표로 드러난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그 중 인플레이타구를 아웃으로 연결한 비율을 나타내는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수비효율)은 2021년 0.687로 10개 구단 중 5위였다가 지난해 0.699로 2위에 오르더니 올 시즌에는 0.725로 1위다.

센터라인이 한층 탄탄해졌다. 유격수 박성한과 중견수 최지훈의 비중이 크다. 이들 2명은 수비범위뿐 아니라 송구 정확도까지 높였다. 지난해 타구처리율 51%로 리그 전체 2위였던 최지훈은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7회말 2사 1·2루서 호세 피렐라의 가운데 담장 앞까지 뻗은 큰 타구를 집요하게 따라가 잡았는데, 상당히 먼 거리를 뛴 뒤 몸을 날리듯 공을 낚아챘다. 박성한은 이튿날 삼성 강한울의 깊고 까다로운 타구를 쫓아가 잡은 뒤 몸을 회전하면서 뛰어올라 완벽히 송구했다.

타구판단능력이 일취월장했다. 최지훈은 “타구의 속도와 방향은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투수들의 구속을 미리 체크하는 작업을 빼먹지 않는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타구가 어떻게 뻗어올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한은 “내야에선 빠른 타구를 자주 접한다. 상대 타자가 타구를 자주 보내는 위치를 미리 파악하지만, 어떤 스윙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공이 어떻게 튀어올지 예상해볼 수 있다. 주자상황과 주력도 따져 후속동작을 미리 계산한다”고 밝혔다.

1루수 전의산의 성장 또한 눈에 띈다. 전의산은 지난해 시행착오를 적잖이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타구처리는 물론 주자상황에 따른 판단력까지 한층 성장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해 아픈 기억들은 (전)의산이를 많이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도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 야수들도 의산이에게 마음 편히 송구하고 있다. 덩치 한 번 보라(웃음). 무엇이든 다 잡아줄 것 같지 않으냐”고 말했다. 박성한도 “덩치도 크고, 키도 크니 정말 듬직하다”며 “캠프 때 ‘얘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할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연습하더라. 지금은 좀더 믿음이 간다”고 치켜세웠다.

탄탄한 수비력은 SSG의 초반 호조의 원동력 중 하나다. 김 감독은 “모두 다 수비코치 덕분”이라며 웃었다. 손지환 SSG 수비코치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하고 난 뒤 야수들이 안일한 생각을 가질까 도리어 훈련량을 늘렸다. 선수들이 나태해지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라며 “난 수비력이 훈련량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감독님과 다른 코칭스태프가 수비훈련시간을 내는 데 많이 존중해주셔서 양과 질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지난해보다 좀더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는 듯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