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나, 황찬성의 동상이몽 연애가 끝났다.
19일 방송된 ENA 수목드라마 ‘보라! 데보라’(연출 이태곤·서민정, 극본 아경) 3회에서는 믿었던 연인 노주완(황찬성 분)의 배신으로 이별을 맞이한 데보라(유인나 분)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노주완은 바람을 들키고서도 당당한 태도를 이어갔다. “나 못 믿어?”라며 자신의 행동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려는 그의 뻔뻔함은 데보라를 분노케 했다. 그러나 그 순간에 데보라는 뺨을 날릴 수도, 정강이를 걷어찰 수도 없었다. 데보라가 한 일이라고는 고작 눈물과 함께 그 자리를 떠나는 것뿐이었다.
그의 뒤를 쫓은 것은 노주완이 아닌 이수혁(윤현민 분)이었다. 단지 바뀐 휴대폰을 되찾으러 왔을 뿐인데, 본의 아니게 두 사람의 다툼부터 데보라가 초라하게 넘어지는 모습, 쓸쓸히 혼자 걸어가는 순간까지 모두 지켜보게 된 이수혁.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데보라는 인생 최악의 비극적이고 굴욕적인 흑역사에 목격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더욱 절망했다.
다음날까지도 노주완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데보라는 속이 바짝 타 들어가고 있었지만, 절친 이유정(박소진 분)앞에서 까지도 “아예 못 넘어갈 일도 아니야”라며 짐짓 태연한 척 했다. 그 너머의 불안을 알아챈 이유정은 그를 데리고 남편 양진우(이상운 분)의 와인바로 향했다. 그곳에는 예상치 못한 손님, 노주완이 와있었다. 이에 데보라는 정면 돌파를 택하며 노주완과 양진우가 있는 방문 앞에 섰다. 하지만 문 너머에서 들려온 이야기는 충격이었다. 사과하라는 양진우 설득에도 “보라와 결혼까지는 무리야. 둘이 있으면 공기의 무게가 느껴져. 이게 사랑은 아니지 않냐?”라고 본심을 드러낸 노주완. 이어 그는 “딱 걸린 순간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더라. ‘지금이야, 도망쳐’”라며 다시 한번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그의 일상은 온통 눈물뿐이었다. 밥을 먹을 때도, 씻을 때도, 옷을 입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이 놓쳐버린 이별의 신호들을 되짚어보고 있던 데보라. 그때 집 앞이라는 노주완의 메시지 한 통이 날아왔고, 데보라는 애써 차오르는 마음을 누르며 그와 마주했다. 불편한 분위기가 감도는 술자리, 오랜 침묵을 깨고 노주완은 먼저 사과를 건넸다. 하지만 그 다음은 없었다. 노주완이 편해지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데보라는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결국 갈등의 응어리는 터지고 말았다. 데보라는 “나는 노력했어. 그래서 다 좋아지고 있었고. 그런데 네가 다 망쳤어”라며 노주완을 비난했지만, 그는 “노력하는 게 사랑은 아니잖아”라며 항변에 나섰다. 서로를 ‘쓰레기’라고 부르며 바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유치한 싸움은 또한 필사적이었다. 상대의 급소만을 골라 찌르는 최소한의 공격 속에서 두 사람은 기어이 피투성이가 됐고, 승자는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이별을 맞았다.
연애에 대한 것이라면 언제나 자신만만했던 최강 연애 코치 데보라. 하지만 그의 연애 역시 환장의 ‘쓰레기 배틀’로 막을 내렸다. 그런 가운데 “누구보다 견고하고 완벽하다고 믿었던 나의 연애가 끝이 났다. 이토록 더럽고 치사하고 추하고 처절하고 구질구질한 모습으로. 바닥까지 다 비워내고 나니, 오바이트할 때 등 두드려줄 정도의 의리만 남은 최악의 모습으로”라는, 그의 진솔한 소회는 쌉싸름한 공감을 안기며 눈길을 끌었다. 상처로 얼룩진 마지막 페이지를 이제 막 덮은 그에게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보라! 데보라’ 4회는 20일 밤 9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