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겹치기 출연은 1월 KBS가 수목드라마를 당분간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비롯됐다. 애초 수목드라마로 방송할 예정이었던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뒤늦게 월화드라마로 자리를 옮겨 두 드라마의 방송 시기가 엇비슷해졌다. KBS는 지난해 말 촬영을 이미 마친 드라마를 더는 미루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5월 첫 방송을 확정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첫 방송이 다가오면서 각종 SNS에는 관련 불만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들은 두 드라마가 4주 가량 방송이 겹치고, 심지어 겨우 한 시간 차이로 방송해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졸지에 자신의 주연드라마들과 시청률 경쟁을 벌이게 된 김동욱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달았다.
‘이로운 사기’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방송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24일 “아직까지는 각 제작진이 시청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홍보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두 드라마가 모두 방송을 시작하면 이마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전제작 시스템이 방송가에 안착하면서 비슷한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과 6월에는 배우 임수향이 주연한 SBS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와 MBC 금토드라마 ‘닥터 로이어’가 비슷한 시기에 방송해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 한 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출연을 논의하는 단계에서 대략적인 공개시기를 공유 받지만, OTT 송출 문제 등으로 인해 막판에 방송 일자가 변경되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며 “결국 이미지 소비 등 관련 피해는 고스란히 배우의 몫”이라고 꼬집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