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리버풀 원정에서 1골·1도움을 올렸지만, 팀의 3-4 패배를 막진 못했다. 올 시즌 리그 10호 골을 터트리고도 웃지 못한 그는 현지 해설가로부터 인종차별까지 당했다. 사진출처 | 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10호 골을 채웠다. 그러나 팀의 3-4 패배를 막진 못했다.
항상 껄끄러운 리버풀 원정이지만,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선 손흥민의 활약은 눈부셨다. 전반 44분과 후반 9분 슛이 골대를 강타했음에도 1-3으로 뒤진 후반 32분 로메로의 전진 패스를 받아 과감하게 문전으로 쇄도한 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2016~2017시즌부터 7시즌 연속 EPL 한 시즌 두 자릿수 골을 완성하며 자신의 롤 모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 함께 EPL 통산 103골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질주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해결사가 아닌 도우미였다. 2-3으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상대 지역 왼쪽에서 정확한 궤적의 프리킥으로 히샬리송의 헤더 동점골을 어시스트(시즌 5호)했다. 이처럼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이고도 웃지 못했다.
0-3으로 끌려가다 3-3을 만든 토트넘은 불과 1분 만에 상대 공격수에게 결승골을 헌납해 리그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 승점 54(16승6무12패)로 6위로 내려앉았다. 사실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경쟁(1~4위)에서 밀려난 가운데, 유로파리그 출전권(5~6위)에 ‘올인’해야 할 처지가 됐다.
깊은 좌절감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어졌다.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의 마틴 테일러 해설위원이 경기 도중 손흥민이 리버풀 코디 각포의 드리블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손을 써 경고를 받자 “무술(martial arts)을 했다”고 표현했다. 서구권에서 무술은 동양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곤 한다. 테일러 위원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헤오리히 부슈찬이 A매치에서 부상을 당하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참전하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있다. ‘무술’ 발언 직후 토트넘 팬들은 소셜미디어(SNS)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테일러 위원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