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사라졌다 돌아온 KT 1차지명 전용주 “성숙해진 아픔의 시간”

입력 2023-05-1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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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용주. 스포츠동아DB

“지난 3년을 통해 성숙해졌나 봅니다.”

KT 위즈 좌완투수 전용주(23)에게 2023년 5월 16일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 2군에서 콜업을 받은 이날 곧장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2타자를 상대로 완벽투. 기분 좋은 삼진도 1개를 잡아내며 팀 승리를 도왔다. 신인이던 2019년 4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493일 만에 1군 마운드로 돌아온 기념비적 날이 됐다.

하지만 덤덤했다. 어렵게 복귀전을 치렀으나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공도 6개밖에 던지지 않아서인지 감흥을 느낄 새도 없었다. 포수 미트만 보고 공을 던지다 내려왔다. 그는 “지난 3년간 워낙 많은 일을 겪은 탓인지 크게 기쁘거나 하지 않았다. 그냥 잘 마쳤다는 생각만 했다”며 웃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지명을 받아 KT에 입단한 전용주는 곧바로 1군 무대에 설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좋은 투구를 하긴 어려웠다. 고교시절부터 그를 괴롭혔던 팔 상태 때문이었다. 아픈데도 참고 던진 게 화근이었다. 통증이 계속됐고, 재활과 훈련을 반복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2019년 9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그 직후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팀을 떠났다가 돌아왔으나 마찬가지였다. 통증이 지속돼 훈련하다 멈추길 반복했고, 그렇게 2022년을 보냈다.

터닝포인트가 된 것은 지난겨울 필리핀 캠프였다. KT는 필리핀에 특별캠프를 차려 재활이 필요한 일부 선수들을 보냈다. 전용주도 필리핀으로 갔다. 따뜻한 곳에서 충실히 재활한 덕분에 통증이 사라졌고, 다시 힘차게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직구 구속도 140㎞대 후반을 회복했다.

전용주는 “첫 등판은 제구가 잘 됐고, 구속도 잘 나왔다. 지난 3년간 좌절도 했지만 많이 성숙해졌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지만 부담이나 긴장감이 없었다”며 “아프지 않고 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다시 출발선이다. 배워야 할 게 아직 많다. 당장은 1군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만 목표로 정해놓았다”고 밝혔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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