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오, 키티’ 최민영 “‘미드’ 주인공, 기적이 만든 일” [인터뷰]

입력 2023-06-1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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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사람엔터테인먼트

배우 최민영(21)이 글로벌 무대에서 훨훨 날고 있다.

그의 새 무대는 미국 넷플릭스가 제작해 지난달 18일 공개한 드라마 ‘엑스오, 키티’이다. 주인공 ‘대’ 역을 맡아 첫사랑인 자신을 만나러 한국으로 건너온 미국 소녀 키티(애나 캐스카트)와 엇갈리는 로맨스를 그렸다. 풋풋한 설렘을 한껏 뿜어내면서 드라마를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어권 TV쇼 부문 1위에 올려두었다.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요즘, 최민영은 “‘엑스오, 키티’의 배우 모집 공고에 지원한 2021년 12월 31일 밤을 자주 떠올린다”고 말했다. 1차 접수 기한이 한 시간 밖에 남지 않은 밤 11시 즈음 망설임 끝에 제출한 지원서가 극적으로 통과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그는 “그때 지원서를 내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면서 “미국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Q. 드라마 공개한 소감은?

“기분이 정말 좋고 감사하죠. 주변에서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어요. 길 가다가 외국인 분들이 ‘미스터 초이?’라며 저를 알아봐주는 게 신기하기만 해요. 다만 아쉬운 것은 애나를 비롯해 동료들과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함께 드라마도 보고, 반응을 공유했으면 참 좋았을 것 같아요.”


Q.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공개되기 며칠 전에 홍보 일정이 끝나서 저마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갔어요. 이후에는 단체 전화통화를 하면서 소통하고 있어요. 홍보 일정 중에 2화까지는 다 함께 봤어요. 배우들끼리 서로 박수쳐주고, 깔깔 웃으면서 들뜬 감정을 즐겼던 게 기억나요.”


Q. 드라마에는 어떻게 지원했나.

“막연하게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다는 꿈은 꿨지만, 그게 가까운 미래가 될 거라곤 생각한 적 없어요. 캐스팅 공고를 보고도 한참을 망설였어요. 그러다 어머니께서 ‘한 번 해봐!’라고 말해주셔서 할리우드 시스템을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죠. 그런데 셀프테이프(직접 찍은 오디션 영상)를 보낸 1차에 덜컥 합격한 후 최종 단계까지 빠르게 올라갔죠. 대면 오디션을 한 번도 보지 않아서 내내 실감이 안 나다가 ‘케미스트리 리딩’ 자리에서 다른 배우들을 만나서야 ‘와, 나 진짜 캐스팅됐구나’ 싶더라고요. 얼떨떨했어요.”


Q. 영어는 원래 잘 했나.

“초등학교 1학년 때 1년 정도 캐나다에서 지낸 것 말고는 해외 체류 경험이 없어요. 촬영 직전까지 ‘스몰토크’조차 긴장해야 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썩 좋지는 않았어요. 프리-프로덕션 기간부터 3개월가량을 애나와 Q 역의 앤서니 케이밴, 민호 역의 이상헌 형, 한유리 역의 지아 킴 누나 등과 한 호텔에서 함께 살다시피 하면서 영어 실력이 확 늘었어요. 눈 뜨고 있는 시간 내내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눈 덕분이죠.”

사진제공|넷플릭스



Q. 다국적 동료들과 추억이 많이 남았겠다.

“한국 촬영 중에 택시 부르는 법이나 지하철 타는 법, 배달음식 시키는 법 같은 걸 친구들에게 알려줬어요. 다 함께 노래방에 가서 팝송을 ‘떼창’한 적도 많아요. 다들 정말 잘 놀던데요. 저는 애나와 함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OST인 ‘러브 이즈 언 오픈 도어’(Love Is An Open Door)를 듀오로 불렀어요. 하하!”


Q. 시즌2의 가능성을 열어놨는데.

“저도 많은 시청자 분들처럼 시즌2를 기대하고 있어요. 극중에서 어떤 식으로든 키티와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Q. 2013년 뮤지컬로 데뷔했다.

“사실 초등학생 때는 축구선수를 꿈꿨고, 중학생 때에는 막연하게 ‘무대에 서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계원예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후 처음으로 ‘어깨 너머로’가 아닌 전문가들로부터 연기를 배우게 되면서 연기자에 대한 꿈을 확실히 다지게 됐죠.”


Q. 지난달 31일 첫 장편영화 ‘드림팰리스’도 내놨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스크린으로 나오는 제 얼굴을 처음 봤어요. 느낌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더 많은 영화에 얼굴을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장편영화에서 주인공을 하는 목표를 빨리 이루게 돼 기쁩니다.”


Q. 새로운 목표가 있나.

“활동반경을 넓히고 싶어요. 국가나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장르나 캐릭터, 언어 등 다양한 면에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싶어요. 요즘에도 주3회 풋살을 할 정도로 축구를 워낙 좋아해서 시축이나 팀 창단식 같은 축구 관련 행사에 꼭 나서고 싶어요. 해외 작품에도 계속 지원할래요. 다른 배우들에게도 용기를 내보라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 한 번 도전했는데 운 좋게 드라마에 캐스팅된 저처럼 우연히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Q. 30살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은 아직 인간으로서, 배우로서 가치관이 채 확립되지 않은 만큼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에요. 30살에는 어느 정도 생각과 마음이 자리를 잡아서 저만의 확신을 가지고 말과 행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한편으로는 너무 한 곳에 갇히기 않고, 열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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