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DB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페루~엘살바도르와 6월 A매치 2연전을 마쳤다. 점차 ‘클린스만표 축구’의 색채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더 많은 새 얼굴들의 등장을 기대케 했다.

‘클린스만호’의 6월 A매치 2연전 명단은 발표와 동시에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았다. 그동안 K리그에서 활약과 별개로 나이, 경력, 플레이스타일 등을 이유로 외면 받았던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기 때문이다.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과 이기제(수원 삼성)는 과거 3백을 주로 활용하던 소속팀 사정상 “수비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태극마크와 인연이 적었다. 이기제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 체제에서 A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긴 했지만, 김진수(전북 현대)와 홍철(대구FC)에게 밀려 소집 횟수가 적었다. 안현범도 23세 이하(U-23) 대표팀 소속으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을 치른 것이 태극마크와 마지막 인연이었지만, 리그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자 클린스만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7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박용우(울산 현대)의 ‘늦깎이 발탁’도 화제였다. 소집 직전 불거진 인종차별성 발언 논란과 별개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자 적지 않은 나이(1993년생)에도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 욕심은 내려놨다”던 문선민(전북)도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조커로 활약하면서 다시 대표팀에 입성했다. 이는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64년만의 정상탈환을 위한 선택으로,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리겠다는 클린스만 감독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클린스만 감독의 방향성에 ‘장기 플랜’이 결여돼 있진 않았다.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의 깜짝 발탁이 그 예다. 올 시즌 독일 리가3(3부) 1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중앙과 측면 수비 모두 가능한 왼발잡이라는 점에 주목해 선발했다.

박규현의 발탁은 클린스만 감독이 그리는 장기 플랜의 시작이다. 앞서 그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2회 연속 4강을 일궈낸 유망주들이 대견하다. U-20 대표팀 스태프와 소통하며 선수들의 장점과 플레이스타일을 파악할 것”이라며 “9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할 U-24 대표선수들도 관찰 중이다. 어린 선수들이 향후 대표팀에 와서 어떻게 활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새 얼굴의 발탁을 시사하는 발언이라 향후 ‘클린스만호’가 어떻게 구성될지 관심을 모은다.

권재민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