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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 스포츠동아DB
외국인투수 2명과 곽빈, 최원준이 선발진을 지키는 모습은 두산이 개막 이전부터 그렸던 그림이다. 그러나 기존 외국인투수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단 2경기 선발등판에 그친 데다 곽빈은 허리 통증, 최원준은 부진으로 1군 엔트리 등록과 말소를 한 차례씩 반복하면서 선발진 구성이 여의치 않았다. 최승용과 김동주가 4~5선발로 올 시즌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선발진의 견고한 활약 덕분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지금의 1~4선발이 꾸준히 제 몫을 해준다면, 어떤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선발진 운용이 가능하다. 관건은 5선발이다. 그 자리에서 어느 정도 승수만 쌓아도 한층 더 선발진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일단 김동주를 5선발로 기용하면서 투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활용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일단 후반기 5선발은 김동주로 가되, 그 자리를 확정하진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동주는 올 시즌 기대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1경기에 등판해 2승(4패)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ERA는 3.31(51.2이닝 19자책점)로 준수한 편이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3차례 선발등판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된 것은 아쉽다.
실적을 남긴 김동주가 우선권을 쥐고 있지만, 흔들릴 경우 베테랑 장원준 등 다른 후보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이 감독은 “변수가 생긴다면 장원준도 대기하고 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줄 순 없겠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전했다.
지금의 기세를 잇기 위해서라도 선발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 감독은 “7월의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선발진에 최원준도 좋아졌고, 김동주도 충분히 휴식을 가졌다. 후반기에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한 번이라도 더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