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WC 그 후’ 백승호의 AG 도전, 또 한번 인생게임을 기다리며 [사커피플]

입력 2023-07-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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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백승호(26·전북 현대)가 또 한번의 큰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9월 막을 올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AG)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올해에 한해 U-24세) 대표팀에 와일드카드(기준 나이를 초과하는 연령 선수) 자격으로 합류했다.
2번째 기회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AG 준비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 이탈한 아픈 기억이 있다. 최근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백승호는 “안타까웠다. 열심히 하면서도 내게 기회가 또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기회가) 왔다. 무조건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AG는 A대표팀이 아닌 연령별 대표팀이 출전하는 대회지만, 선수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무대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을 얻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들이 받는 성적 부담은 굉장하다. 백승호도 “심적 압박이 없을 수 없다. 대단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절대적 가치가 아니더라도 확실한 동기부여라는 점을 부정할 순 없다. 특히 축구는 해외 진출의 기회가 많이 열려있는 편이라, 병역을 해결한 이와 그렇지 않은 이는 전혀 다른 출발선에 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승호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큰물을 갈망한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에서 성장했고, 2015년 여름부터 2년간 B팀(2군)에 몸담은 그는 지로나FC~CF페랄라다(이상 스페인)~SV다름슈타트(독일)를
거쳐 2021년 3월부터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어릴 적부터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았기에 성인 선수로 소위 유럽 빅클럽에 안착하지 못한 것이 ‘실패’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환경에서든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끊임없는 도전이 안주하는 삶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실력의 한계를 경험하고, 편견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한 뼘 더 성장한다고 본다. 혹독한 경쟁이 기다리는 유럽을 늘 바라보는 이유다.

백승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한 백승호는 브라질과 16강전에서 통렬한 중거리 슛으로 득점했다. 0-4와 1-4 패배는 다르다. 무력하지 않았음을 알리는 상징적 스코어다. 동시에 끊겼던 유럽에서의 콜이 닿기 시작했다. 올해 초 베르더 브레멘, 슈투트가르트(이상 독일) 등이 백승호를 주목했다. 2월에는 분데스리가 승격이 확정적이던 다름슈타트가 연락해왔다. 2019년 여름부터 전북 이적 직전까지 함께한 터라 군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이적료 논의까지 오갈 만큼 대화는 긍정적이었다.

AG 결과가 더 없이 중요하다. 성과에 대한 어마어마한 압박과 빡빡한 스케줄에 따른 체력 부담의 이중고를 모두 극복해야 한다. 백승호는 “형(와일드카드) 입장에서 후배들이 최대한 즐기되, 매 경기 집중하게끔 돕고자 한다. 스텝바이스텝이다. 우선 조별리그 1차전만 떠올리고, 차근차근 한 경기씩 신중하고 소중히 치러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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