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박지영, 임진희(왼쪽부터). 사진제공 | KLPGA
돌아온 ‘대세’ 박민지일까, 상금·대상·평균타수 1위 박지영일까. 아니면 고향제주에서 상승세를 탄 임진희일까.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두 번째 대회이자 올해 새롭게 창설된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우승상금 2억1600만 원)이 10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밸리·테디코스(파72)에서 펼쳐진다.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공동 20위)을 마치고 돌아와 지난주 후반기 개막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를 건너 뛴 박민지의 하반기 첫 출전이다. 2021년과 지난해 각각 6승씩을 거두며 2년 연속 다승·상금왕을 석권했던 박민지는 지난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와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제패하고 가장 먼저 시즌 2승 고지를 밟았다. 올해도 ‘또 박민지 천하’가 되는 듯 했지만 US여자오픈에 이어 에비앙 챔피언십 등 잠시 해외 투어에 눈을 돌린 사이, 박지영이 전반기 마지막 대회 더 시에나 퀸즈 크라운, 임진희가 후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차례로 시즌 2승을 달성하면서 다승왕 경쟁에 불이 붙었다.
여전히 가장 강력한 다승왕 후보는 박민지.
해외 대회 출전 탓에 박지영(16개), 임진희(17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11개 대회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대상, 상금 각 3위에 이름을 올리며 톱10 피니시율 1위(54.5%)를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시즌 막판 7개 대회에서 무려 3승을 챙기는 등 한번 상승세를 타면 거침이 없는 폭발력까지 갖췄다.
박민지는 “프랑스에 다녀온 뒤 휴식을 잘 취해서 컨디션은 좋은 편이고, 샷과 퍼트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 목표 순위는 일단 톱5로 잡았다. 1, 2라운드까지의 성적이 상위권이라면 최종라운드에서 챔피언조로 나갈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해볼 생각”이라고 우승 욕심을 에둘러 표현했다.
박지영의 꾸준함, 임진희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박지영은 평균타수 1위(70.36타)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상금(6억4571만 원)과 대상(326점)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고, 분위기를 탄 제주 출신의 임진희는 2주 연속 고향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세다. 둘 모두 투어 데뷔 후 개인 첫 시즌 다승에 성공한터라 3승에 대한 욕심도 남다르다.
지난 2년간 다승왕 경쟁은 박민지의 독무대였다.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반환점을 돈 2023시즌 양상은 사뭇 다르다. 지난주 준우승을 차지한 루키 황유민 등 2승 고지를 노리는 선수들까지 가세한다면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본격적으로 달아오른 다승왕 경쟁, KLPGA 무대를 지켜보는 가장 흥미로운 포인트가 되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