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9일부터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손발을 맞추고 있다. 가깝게는 11월부터 시작할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 길게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막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겨냥한 마지막 점검을 위해 최정예로 소집됐다.
주장 손흥민(31·토트넘)도 예외가 아니다. 7일(한국시간) 루턴과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원정경기(1-0 토트넘 승)를 마치자마자 귀국길에 올라 이번 2연전을 대비하고 있다.
8라운드까지 소화한 가운데 6승2무, 승점 20으로 EPL 선두를 질주 중인 토트넘의 마음은 편치 않다. 팀의 주축이자 캡틴인 손흥민이 A매치 주간을 마친 뒤 무탈하게 복귀해주길 바란다.
이유가 있다. 손흥민은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니다. 사타구니가 좋지 않다. 부상 예방을 위해 두꺼운 테이핑으로 허벅지를 감싼 채 경기에 나서고 있고, “(손흥민은) 100%가 아니다”라고 인정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후반 중반 교체시키며 몸 관리를 돕고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은 분명했다. 9일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대표팀 훈련을 보면 누구도 쉬고 싶어 하지 않는다. 모두가 많은 시간을 뛰길 원한다. 손흥민도 국내 A매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라며 “해외파의 피로는 어쩔 수 없다. 훈련량 조절은 가능하나 로테이션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도 클린스만 감독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이었다. 루턴 원정 직후 스포츠동아에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이고 늘 행복한 일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몰라도 몸 상태를 잘 체크하고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우선 컨디션을 잘 조절해 좋은 모습,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손흥민을 적절히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특혜’가 아니다. 당장 코앞이 아니라 북중미월드컵까지 장기간의 여정을 고려하면 대표팀 주장의 롱런은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몹시 중요하다. 비중이 크지 않은 경기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베트남전이 그런 경우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수도 있는 튀니지와 달리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관리부터 현 전력 유지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실익이 없는 상대다. 그러나 “아시안컵 등에 대비해 밀집수비를 타개하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베트남전을 크게 반긴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손흥민에게 휴식을 허락할 만한 여유는 없어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