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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타짐(말레이시아)과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I조 홈 3차전에서 3-1로 이겨 2승1패(승점 6)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3승)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만족스러운 90분이었다. 조호르는 지난해 ACL 조별리그에서 울산에 2패와 조기탈락의 아픔을 안긴 상대다. 따라서 이날 경기에는 ‘복수’의 의미가 담겼고, 부담이 컸다. 더욱이 울산은 ACL 가와사키 원정(0-1 패)을 포함해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으로 하향세였다. 예민한 시즌 막판 찾아온 위기였다.
다행히 울산은 설욕에 성공했다. 전반 초반의 골 퍼레이드가 대단했다. 최근 실수가 잦았던 중앙수비수 정승현이 오랜만에 골 맛을 보고, 2선 공격수 루빅손이 멀티골을 터트린 덕분에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많은 악재를 뚫었기에 의미가 더 컸다. 킥오프를 앞두고 선발출전을 준비하던 수비수 임종은이 발등 염좌로 이탈했고, 경기 중에는 석연치 않은 김태환의 퇴장 판정으로 수적 열세에 놓였다. 그럼에도 울산은 끈끈하게 버텼고, 1골만 내주며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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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조호르~대구FC(29일)로 이어지는 홈 2연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운명의 주간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첫 단추를 잘 꿰어 자신감을 얻었다. 승점 67로 K리그1 선두인 울산은 28일 4위 전북 현대(승점 52)가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9)를 꺾고, 스스로는 대구를 잡으면 리그 2연패 및 통산 4번째 우승에 성공한다.
조호르전에서 이청용, 주민규 등 지친 주축선수들을 명단에서 제외한 대신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지현, 김성준, 아타루, 보야니치 등을 선발로 투입하는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한 울산 코칭스태프의 판단도 ‘팀 컨디션 관리’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묵묵히 기회를 기다린 자원들에게는 동기부여를, 주전들에게는 꼭 필요한 휴식을 제공해 최상의 리듬으로 대구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홍 감독은 “시즌 중에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요즘이 그런 시기였는데 고비를 잘 넘겼다. 조호르전에서 ‘울산정신’이 발휘됐다. 남은 레이스를 위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