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KBO는 18일 프리에이전트(FA) 승인 선수 19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눈에 띄는 1명이 있었다.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33)이다.

오지환은 올해 1월 구단 최초의 ‘비(非)FA’ 다년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2024년부터 2029년까지 6년 총액 124억 원(보장금액 100억+옵션 24억 원)의 조건에 합의했고, 언론에도 공식 발표했다. 다만 LG는 올 시즌 후 세부계약을 맺는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놓고 새롭게 도입된 샐러리캡 때문일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오지환이 FA 명단에 포함됐다. 구단과 계약에 합의한 선수가 FA 시장에 나온 것으로 공시됐으니, 모두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18일 공시된 2024년 FA 승인 선수는 19일부터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LG가 공표한 구단 최초의 비FA 장기 계약은 사라진 셈이다. 하지만 오지환을 영입하겠다는 구단이 나올 리는 만무하다. 이미 합의된 계약 내용이 올해 1월 공표됐기 때문이다. 절차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좋을 수만은 없다. LG가 오지환이 FA 자격을 유지하게 해 2차 드래프트 등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는 점 때문이다. 22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FA 권리를 행사하는 선수들은 ‘열외’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유망주가 많은 LG 입장에선 한 명이라도 더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키는 게 이득이다. 타 구단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LG 관계자는 “올해 1월 계약서를 쓴 것은 아니지만 합의는 했다. 총액에 대한 합의를 했고, 연봉과 계약금 등에 대한 설정은 남겨놓은 게 맞다. 이번에 그 계약을 세부적으로 해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측과 구단 모두 원한 계약 형태다. 공교롭게 2차 드래프트와 연결이 됐다. 당시 그 부분이 고려대상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