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정해영(왼쪽), KT 박영현. 스포츠동아DB

KIA 정해영(왼쪽), KT 박영현. 스포츠동아DB


영건들의 세이브 각축전을 볼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1)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역대 최강의 마무리투수다. 유일무이하게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한 그는 여전히 최고의 자리에서 ‘수호신’의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한국야구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는 오승환의 아성을 뛰어넘는 후계자가 나올 수 있느냐다. 1982년생인 오승환이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그 계보를 이으려는 다음 주자들이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오승환의 배턴을 이어받을 주자들 중에선 단연 LG 트윈스 고우석(25)이 돋보인다. 1998년생인 그는 올해까지 통산 139세이브를 적립하는 등 LG의 붙박이 마무리투수로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 전성기의 오승환과 비교하면 안정성 측면에선 아직 부족하지만, 구위만큼은 오승환의 전성기에 뒤지지 않는다.

눈여겨볼 사실은 고우석보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다. 1990년대를 넘어 2000년대에 태어난 투수들이 각 팀의 클로저로 이미 자리를 잡았거나 점차 새롭게 기회를 잡을 기세다.

KIA 타이거즈에선 이미 2001년생인 정해영(22)이 2021시즌부터 마무리투수로 뛰고 있다. 정해영은 올해도 23세이브를 쌓아 2000년 프로 데뷔 이후 4시즌 동안 90세이브를 수확했다. 어린 나이에도 강심장을 뽐내며 최근 2023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선 국가대표 마무리투수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해영과 함께 2000년대생 마무리투수로 활약이 기대되는 투수는 KT 위즈 박영현(20)이다. 2003년생인 박영현은 올해까지 팀의 뒷문을 단단히 지켰던 김재윤(33)의 삼성 이적으로 내년 시즌 마무리투수 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앞세워 올 시즌 68경기에서 3승3패4세이브32홀드, 평균자책점(ERA) 2.75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박영현이 2024시즌 KT의 새 스토퍼로 낙점되면, 정해영과 세이브 경쟁이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겁 없는 영건들의 등장, KBO리그에는 분명 큰 활력소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