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엄상백. 스포츠동아DB

KT 엄상백. 스포츠동아DB


“시즌 때 깨달으면 늦죠.”

KT 위즈 엄상백(28)은 올해 시범경기에 2차례 선발등판해 1승무패, 평균자책점(ERA) 3.68(7.1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개막 준비도 순조로운 편이다. 투구수는 18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2개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이날 이닝당 투구수는 많았다. 4.1이닝에 그쳤으니 이닝당 20개 안팎을 던진 꼴이다. 지난해 정규시즌에 이닝당 약 16개를 던진 사실을 고려하면 적은 투구수가 아니다. 이에 엄상백은 “투구 타이밍이 평상시보다 좋지 않았다”고 짚었다.

하지만 엄상백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시범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안 좋은 게 차라리 낫다. 사실 정규시즌 준비는 어느 정도 끝났다. (18일) 투구를 마치고 나서 공을 몇 개 더 던졌는데, 시합 결과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투구 타이밍을 다시 맞춰 던졌더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돌아봤다.

엄상백은 또 “사람은 잘 풀리지 않을 때 생각이 많아지지 않나. 마냥 좋으면 무지하게 된다. ‘내게 부족한 점이 무엇이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게 오히려 낫다. 그것을 시즌 때 깨달으면 늦다”고 덧붙였다.

엄상백은 올 시즌을 마치며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그래서 2024시즌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는 “FA를 앞두고 무언가 더하거나 뺀 것이 있다면, 예년보다 몸을 좀더 일찍 만들기 시작했다. 투수의 팔이나 훈련 등 여러 가지를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트레이닝센터를 찾아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뛸 수 있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2015년 KT에 입단한 그는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많은 선수들의 꿈인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그는 “난 럭키 가이”라며 “주위에서도 ‘부담 느끼지 말고 하던 대로 똑같이 하라’고 조언해준다. (장)성우 형은 ‘네가 잘하고 싶다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시즌은 길다. 아프지 않고 지금까지 하던 대로 잘만 하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고 좋은 이야기를 해주더라”고 말했다.

수원 |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