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콜’ 울리면 저를 바라보세요! 포항 정재희, 추가시간의 사나이로!

입력 2024-04-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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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정재희.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의 초반 상승세가 매섭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6라운드까지 마친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4승1무1패, 승점 13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김천 상무(4승2패·승점 12), 3위 울산 HD(3승2무1패·승점 11) 등과 격차가 크지 않고 현 시점에서 순위는 무의미하지만 사령탑부터 선수단까지 적잖은 변화와 출혈이 있었던 만큼 ‘강철군단’의 행보는 꽤나 인상적이다.

포항 축구가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추가시간까지 눈을 뗄 수 없다. 포항은 6경기에서 9득점·4실점을 기록했는데, 이 중 4골은 후반 46분 이후 터졌다. 전반전에는 1골에 그쳤고, 후반전 정규시간(1~45분)에는 4골을 터트렸다. 이에 축구팬들은 ‘태하드라마’란 재미있는 수식을 붙이며 포항의 놀라운 뒷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두가 번뜩이지만, 단연 돋보이는 이는 2선 공격수 정재희(30)다. 부상으로 개막 직후 2경기를 건너뛴 그는 4경기에 출전해 3골·1도움을 올리며 포항의 고공비행을 이끌고 있다.

놀랍게도 주로 윙포워드로 나서는 정재희의 ‘쇼타임’은 후반 추가시간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첫 경기였던 지난달 17일 광주FC와 홈경기 후반 48분 결승골로 1-0 승리를 연출했고, A매치 휴식기 이후인 3월 3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2-0 승)에선 후반 47분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이어 7일 대전하나시티즌과 원정경기(2-1 승)에선 1-1로 팽팽하던 후반 47분 드라마틱한 역전 결승포를 작렬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2일 수원FC와 홈경기(1-1 무)에선 전반 종료 직전 오베르단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것이다. 일단 시계가 45분을 넘긴 뒤 정재희의 공격 본능이 번뜩였던 셈이다.

포항 정재희.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전을 마친 뒤 박 감독은 “우리는 강팀이 아니다. 여전히 만들어가는 팀이다. (무패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자세를 낮췄으나, 선수에 대한 칭찬은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은 “(정)재희가 팀에 소중한 결승골을 꾸준히 넣어주고 있다. 참 고맙다. 요즘 끝까지 우리 경기를 기대할 만한 득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극장골’에 당연히 정재희도 신이 난다. FC안양(2016~2018년), 전남 드래곤즈(2019~2020년) 등을 거쳐 2022년 포항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자신의 프로 커리어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가면 공격 포인트 10개(7골·3도움)를 기록한 2022시즌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정재희는 “요즘 골 냄새를 조금 더 맡고 있는데 욕심 부리지 않겠다. 100% 컨디션도 아니고 관리가 계속 필요하다. 매 경기 겸손히 부상 없이 내 몫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포항과 정재희의 다음 상대는 지난해까지 포항을 지휘한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이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서울-포항전 결과가 벌써부터 꽤나 궁금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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