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할머니와의 추억을 기록하는 틱톡 크리에이터 ‘영원씨’.
MZ 전유물 아닌 가족 단위 크리에이터 증가
가족의 추억 기록하는 플랫폼으로 틱톡 각광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세대 간 활발한 소통을 위해 숏폼 비디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가족 크리에이터들이 주목받고 있다. 가족의 추억 기록하는 플랫폼으로 틱톡 각광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는 영상 제작이 쉽고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된다는 특징에 힘입어 크리에이터의 모습이 점점 다양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 사이에 일상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나누는 플랫폼 특성에 따라 일상적인 것을 공유하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다. 틱톡은 최근 발표한 ‘What’s Next: Trend Report 2024’ 리포트에서 틱톡의 해시태그를 통해 관찰된 트렌드를 다루었는데 가장 첫 번째 트렌드로 ‘가족 콘텐츠의 증가’를 소개했다. 가족의 이야기는 일상을 다루는 콘텐츠인 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고, 폭넓은 공감에 힘입어 가족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86세 할머니 ‘영원씨’,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다
MZ세대의 전유물로 취급되던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서 할머니 크리에이터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랜 연륜과 풍부한 경험이 트렌드와 합쳐져 숏폼 세상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크리에이터 ‘영원씨’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원 할머니(86)다. 그의 채널은 손녀가 기획과 촬영, 편집을 맡아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을 기록하는 채널로, 먹방, ASMR, 일상 등의 다채로운 콘텐츠로 가득 차 있다. 이 채널은 노년의 고루한 이미지를 깨고 MZ 세대를 저격할 만한 ‘탕후루 먹방’, ‘K-할머니 특징’, ‘핫플 소개’ 등의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주고 있다. 채널 시청자의 절반 이상이 젊은 층으로, 해당 영상들을 접한 누리꾼들은 “할머니 건강하세요”, “귀여우세요” 등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세대의 틱톡 육아 일기
원조 SNS ‘싸이월드’를 이용하며 자란 세대가 하나 둘 부모가 됐다. 이미 ‘디지털 일기장’에 익숙한 그들이 육아하는 일상까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현대의 디지털 세대 부모들이 자녀의 성장과 함께 일상을 기록하는 육아 크리에이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연우서우아빠’ 채널은 특히 눈에 띄는데, 틱톡을 통해 쌍둥이 자녀인 아들 연우와 딸 서우와 함께하는 일상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이 채널은 주로 가족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형식의 콘텐츠를 주력으로 업로드한다. ‘아빠랑 가보자고’, ‘축구교실’, ‘아이들 적성 찾아주기 프로젝트’ 등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자연스럽게 숏폼 콘텐츠로 소화해냈다. 대부분의 영상에서는 크리에이터인 아빠가 직접 내레이션을 하며 ‘육아일기’를 공유하는데, 아들 연우의 시각에서 바라본 ‘연우일기’ 콘텐츠에서는 연우가 직접 영상의 내레이션을 맡아 일상을 나눈다. 이렇듯 부모가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콘텐츠들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더불어 이 채널은 단순히 자녀의 성장을 담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육아 이야기도 함께 소개하여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덕후 문화의 새로운 흐름, 코스프레와 함께하는 가족 이야기
모녀가 함께 코스프레를 즐기는 틱톡 크리에이터 ‘유쏭’.
한때 애니메이션, 게임, 웹툰 등에 몰입하는 사람들을 ‘오타쿠’로 칭하며 부정적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요즘에는 코스프레와 덕후 문화에 대한 인식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적으로 집중하는 사람’과 같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며 관련 콘텐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주목받는 인물이 바로 크리에이터 ‘유쏭’이다. 유쏭은 딸과 함께 다양한 코스프레 콘텐츠를 통해 현실에서의 코스프레를 즐겁게 혼합하며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가 제공하는 콘텐츠에는 ‘애니메이션 실사화’, ‘수중 촬영’, ‘댄스 챌린지’, ‘커버 댄스’ 등이 포함되어 있어 틱톡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덕후 문화와 코스프레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가족 간의 소통과 즐거움을 함께하는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게 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코스프레와 덕후 문화에 생소한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틱톡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공간은 단순히 재미있는 동영상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고 나누는 장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숏폼을 통해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크리에이터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숏폼 콘텐츠는 어디서나 쉽게 찍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가족과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고, 의미 있는 소통을 나눌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