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권경원은 올 시즌 팀의 수비 안정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정상급 센터백인 그는 수비수의 덕목으로 ‘절실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극적으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수원FC가 올 시즌에는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까지 11승4무7패, 승점 37로 5위를 달리며 선두권 진입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이대로라면 4시즌 연속 잔류는 유력하다.
순항의 원동력은 단연 수비다. 수원FC는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무려 76골을 내줬다. 최소실점 부문 최하위(12위)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2경기 29실점으로 크게 달라졌다. 경기당 2실점에서 1.32실점으로 환골탈태 수준이다.
베테랑 센터백 권경원(32)의 영입이 수원FC의 수비 안정화에 큰 힘이 됐다. 권경원은 태극마크를 달고 2022카타르월드컵을 비롯한 여러 국제대회를 누빈 정상급 센터백이다. 2013시즌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알아흘리(UAE), 톈진 취안첸(중국), 감바 오사카(일본) 등 다양한 무대에서 기량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수원FC로 이적해서도 20경기에 출전하며 수비진을 리드하고 있다.
스스로는 “내가 잘한 게 아니라 최전방부터 다 같이 수비를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겸손해했지만, 수치상으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축구통계전문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올 시즌 권경원의 평점은 6.94로 20경기 이상 출전한 센터백 중 리그 1위다.
그는 “센터백 파트너들이 경기장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다. 베테랑으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팀과 자신이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수원FC 권경원(오른쪽 2번째)은 국제무대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은 정상급 센터백이다. 그는 “절실함은 어딜 가나 필요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권경원이 강조하는 수비의 키워드는 ‘절실함’이다. 그는 “늘 빌드업과 대인마크 모두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더 절실하게 뛰고 부지런하게 수비했다. 해외 진출을 통해 더 넓은 세상과 다양한 수비방식 등을 접했지만 ‘절실함’은 어딜 가나 필요했다”며 “대표팀에서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 HD) 등 쟁쟁한 선수들과도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 절실하게 뛰었다. 그 덕분에 지금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지금까지의 선수생활을 돌아봤다.
그래서인지 지금처럼 ‘절실함’을 갖고 뛴다면 팀과 자신 모두 웃으면서 시즌을 마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권경원은 “수비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동료들에게도 ‘절실함’을 강조하는데, 다행히 모두 잘 따라오고 있다”며 “(김)태한이, (최)규백이, 잭슨(호주) 등 센터백 파트너들이 저마다 색깔이 뚜렷하면서도 베테랑들의 조언을 잘 흡수한다. 우리 팀은 더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욕심은 변함이 없다. 40세까지 경쟁력을 유지하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