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의 첫 재판이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뉴시스
“내가 쉴드(보호) 해줘야 한다!”
‘그 누군가의 김호중’이라 해도 ‘법정 소란’이 용납될 순 없다. 일부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 , 김호중 어머니를 사칭한 해프닝까지 펼쳐진 김호중 첫 재판이었다.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의 첫 재판이 10일 오후2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은 이날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호중을 비롯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김호중 소속사 이 모 대표 등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구속 수감 중인 김호중은 검은 정장 차림으로 재판정에 들어섰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첫 재판은 간단한 혐의 사실만 묻고 13분 만에 끝났다.
이날 재판은 제한된 방청석을 차지하려는 일부 김호중 팬덤의 경쟁, 재판 도중 빚어진 고성 사태 등 ‘촌극’이 연출돼 아쉬움을 샀다.
김호중 팬으로 추정되는 한 방청객은 “내가 (김호중) 쉴드(보호)를 해줘야 한다” 목소리를 높여 정숙 주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고, 방청객 일부는 재판 도중 법정에서 빠져나오는 돌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법원 측 관계자는 이 광경을 ‘퇴장 조치’로 해석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호중 어머니를 ‘사칭’한 여성도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자신을 김호중 어머니라 주장한 한 여성은 “우리 아들이 잘못한 게 맞다. 겁이 많아서 그렇다”며 취재진 앞에서 오열했으나, 확인 결과 ‘사칭녀’였다는 ‘희대의 해프닝’으로 귀결됐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 관계자가 먼저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자백 ‘운전자 바꿔 치기‘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고, 뒤늦게 경찰 출석한 김호중은 당초 음주 운전을 부인했지만 CCTV 영상 등으로 음주 정황이 드러나자 사고 열흘 만에 입장을 번복, 공식 사과에 나서 사태를 키운 바 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등 우려가 있다며 지난 달 18일 김호중을 구속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