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김도영(오른쪽)이 15일 고척 키움전 5회초 중월 2점아치로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경기 후 인터뷰 도중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는 김도영.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O리그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최소경기(111경기) 30홈런-30도루의 금자탑을 세운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큰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해 보였다.
김도영은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5회초 2점아치를 그리며 30홈런-30도루(34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9호 홈런을 날린 뒤 8경기 만에 30홈런 고지를 밟으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팀의 12-1 승리까지 더해 기쁨은 더 컸다.
김도영은 “그동안 (30홈런-30도루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몸은 그렇게 안 움직이더라”며 “첫 타석에서 아예 홈런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니 마음도 편해지고, 몸에 힘도 빠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막상 홈런을 치고 수비하러 나가니 그냥 30홈런 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겸손하게 답했지만, 30홈런-30도루는 장타력과 빠른 발, 주루 센스를 모두 갖춘 ‘야구 잘하는’ 선수에게만 허락된 기록이다. 김도영 이전까지 KBO리그 역대 30홈런-30도루 달성자도 8명에 불과했다. 김도영은 “영광스럽고, 행복하다”며 “오늘 하루만큼은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이 남았으니, 오늘까지만 기뻐하고 내일부터는 또 팀이 이길 수 있도록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월간 10홈런-10도루(3~4월), 사이클링히트에 30홈런-30도루까지 주요 기록들을 광주동성고 선배 양현종의 선발등판 경기에서 달성했다. 이날도 양현종은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 돌아온 김도영과 함께 모교의 교가를 부르기도 했다. 김도영은 “생각해 보니 전부 (양현종) 선배님 경기 때 기록했더라”고 돌아봤고, 양현종은 “내가 선발로 나올 때마다 (김도영이) 이렇게 쳐주니 신기하고 좋다”고 흐뭇해했다.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도영은 “올해 말도 안 되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말 큰 감사함을 느낀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팬들께 잘 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잘하려고 하는 것 같다. 하루하루 정말 행복하게 야구하고 있다”고 감사해했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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