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가 17일 인천 SSG전이 끝나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김도영(왼쪽)이 이현곤 코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의 40홈런-40도루 도전이 본격화됐다. KIA가 17일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고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면서 한결 부담을 덜어낸 것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도영은 올해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데 엄청난 공을 세웠다. 팀의 137경기 중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4(517타수 178안타), 37홈런, 105타점, 39도루, 출루율 0.417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팀 내 결승타 1위(13회)도 그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40홈런-40도루는 지난해까지 KBO리그 42년 역사상 단 한 차례만 나왔던 대기록이다.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47홈런-40도루)가 유일했다. 국내타자의 40홈런-40도루는 한 번도 없었다. 김도영의 40-40 달성 여부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35호 아치(당시 36도루)를 그렸을 때만 해도 김도영의 40홈런-40도루를 향한 여정은 꽤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팀의 우승을 빠르게 확정해야 한다는 부담감 탓인지 이후 8경기에선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 기간 도루 3개를 더했지만, 타율은 0.275(29타수 8안타)로 주춤했다.
그러나 11-5 승리를 거두며 매직넘버를 1로 줄인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2차례 아치를 그리며 홈런포를 재가동한 데 이어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면서 큰 짐을 내려놓았다.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시작으로 남은 7경기에서 3홈런-1도루를 추가하면 대기록을 완성한다. 팀 배팅으로 득점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을 던 덕분에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둔 채 자기 스윙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다.
이범호 KIA 감독 역시 김도영의 40홈런-40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 직후 김도영은 “팀이 여유가 생겼을 때 감독님께서 ‘볼카운트 3B-0S에서도 자신 있게 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타석에 나갈 때마다 편하게 임하고 있고, 디테일에 더욱 신경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KIA는 19일 두산전을 비롯해 21일 NC, 23~24일 삼성 라이온즈, 25일 롯데 자이언츠(이상 광주), 27일 한화 이글스(대전), 28일 롯데(부산)를 상대한다. 올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0.434, 4홈런, 14타점으로 극강의 면모를 자랑했던 NC는 물론 한화(타율 0.414·7홈런·14타점)와 롯데(0.377·3홈런·8타점)를 상대로도 무척이나 강했던 터라 더욱 기대된다.
김도영은 “최우수선수(MVP) 이야기도 나오다 보니 (40-40을) 해보고 싶다. 이런 시즌이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어서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면 MVP에도 그만큼 가까워진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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